'카카오 게임하기'(이하 카톡 게임)는 지난해 7월 30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최초 공개된 모바일게임 플랫폼이다.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기존의 모바일게임이 가상의 친구와 일회성으로 게임을 즐겼다면, 카톡 게임은 내 친구들과 경쟁을 하거나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카카오는 초기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총 7개 게임업체의 10개 게임을 공개했다. '바이킹아일랜드', '리듬스캔들', '카오스앤디펜스', '아쿠아빌리지', '애니팡' 등이다.
이들 게임은 정식 서비스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선데이토즈가 개발한 '애니팡'은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애니팡'은 출시 3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 일일방문자(DAU) 200만명을 기록했고, 4주 만에 500만 다운로드와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써내려갔다.
'애니팡' 흥행으로 카톡 게임은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이자,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애니팡'과 '카카오톡'의 소셜 기능이 더해져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낸 것도 이때다.
이를 계기로 카톡 게임은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뒤이어 공개된 '캔디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가 바통을 넘겨 받으며 흥행을 이어갔고, 매주 새로운 게임이 공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카톡 게임에 출시된 게임 대부분이 일매출 3억을 훌쩍 넘는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게임의 경우 하루 10억원을 넘는다는 소식도 있었다.
비결은 역시 카카오톡에 저장된 실제 친구를 활용해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던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인 덕분이다. 주요 타겟이었던 청·장년층을 넘어, 중·노년층까지 흡수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 일부에서 주장한 카톡 게임이 스마트폰 대중화를 더욱 앞당겼다는 이야기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한 셈이다.
카톡 게임은 업계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생태계 자체를 전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카톡 게임이 등장하기 전까지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때문에 신작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홍보,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흥행에도 애를 먹었다. 또 모바일게임에 거는 기대치도 낮았기 때문에 중소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가 이를 눈여겨 보지 않았다.
하지만 카톡 게임이 등장하면서 국내 게임시장의 판도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한 변화를 갖게 된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와 CJ E&M 넷마블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카톡 게임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체이기도 하다. 이들 업체는 발 빠른 사업 전환으로 카톡 게임이 만들어 놓은 시장을 선점하면서,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해갔다. 위메이드를 비롯한 일부 게임업체는 카톡 게임 영향으로 주가가 반등해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카톡 게임 열풍은 제2의 모바일 벤처붐(venture boom)을 일으켰다.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소수 인원으로도 게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년 창업자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부담이 없었던 것도 사실.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나, '드래곤플라이트'의 넥스트플로어,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가 카톡 게임으로 탄생한 벤처 업체다. 이들 중 일부는 우회상장을 하거나 코스닥 직접 상장을 추진해 기업 규모를 늘리고 있다.
카톡 게임은 현재 자체 플랫폼을 통해 1000만 다운로드 게임(애니팡, 윈드러나, 쿠키런, 모두의마블 등)을 배출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파괴력도 엄청나다. 모바일 시장 자체를 통으로 흡수하는 분위기다. 출시된 게임 수만도 11일 기준 180종에 달한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 애니'(App Annie)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된 어플리케이션 가운데 게임 매출은 9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매출은 카톡 게임이 출시된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카톡 게임 대다수가 구글 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최고 매출 순위를 모두 장악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자체를 장악한 셈이나 다름없다.
카톡 게임은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성장 역시 진행형이다. NHN의 공동창업자이자 카카오의 설립자인 김범수 의장은 최근 "3년내 100만개의 콘텐츠 파트너사와 연계해 그 파트너들이 모두 수익을 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을 포함한 216개국에 카톡 게임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 카톡 게임 등과 연계한 새로운 사업모델도 구상 중이다. 기회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