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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메이플이 초딩게임이라고?

아마 새벽 2시쯤 됐을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공중파 광고를 본 것은 류현진 선발경기 중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젊은 모델들이 새빨간 페인트를 뒤집어 썼다. ‘섣불리 비교하거나 판단하지 말 것’이란 슬로건과 함께 메이플 레드 문구가 선명하게 나왔다.

궁금했다. 메이플이라고 하면 대표적인 ‘초딩’ 게임 아닌가. ‘새 나라의 어린이’들이 잠든 이 시간에 왠 이런 광고를, 그것도 난해한 내용으로 광고를 한 까닭이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내 생각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전에 머물러 있었나 보다. 메이플 서비스가 벌써 10년이란다. 당시 게임을 즐기던 초딩들은 어엿한 20대가 됐을 것이다. 넥슨에 확인에 보니 여전히 초등학생 이용자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성인층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레드는 메이플의 달라진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콘셉트에 맞춰 광고도 제작됐다는 설명도 곁들었다.

메이플 레벨이 반장 선거에 영향을 주고, 친구 사귐에 도움을 주는 시기도 있었다. 메이플은 여전히 초딩들에게 사랑 받는 게임이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이 바뀌듯이 즐기는 이용자들도 바뀌었다. 레드는 이러한 변화에 방점을 찍는 업데이트다. 더 이상 메이플을 ‘초딩게임’으로 보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스스로도 ‘메이플스토리가 아니다! 전혀 다른 메이플스토리 레드를 만나라!’고 주문하고 있지 않는가.

특정 게임이 세대나 계층을 대변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메이플은 초딩들의 대표게임이란 타이틀 덕에 1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딩게임’이란 타이틀은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이용자층의 유입을 막는 족쇄도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초등학생들이 메이플 같은 온라인게임 보다 스마트폰게임을 더 즐기는 요즘 현상에서 굳이 넥슨이 메이플의 이미지를 과거처럼 유지할 필요도 없다.

이번 레드 업데이트는 메이플의 향후 10년의 결정지을 과감한 시도로 평가 받는다. 게임 이미지를 변화시켜 초딩 때부터 지금껏 메이플을 즐겨온 이용자에게 ‘여전히 초딩게임을 하냐’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이용자층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메이플은 동시접속자 62만 명, 1800만 회원, 전세계 1억 명 이용자를 확보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이다. 메이플 라이선스 제품도 500여 종에 달한다. 오한별 개발총괄은 “향후 메이플의 10년은 이용자들이 만들어 갈 것”이라 천명했다. 메이플이 레드를 기점으로 초딩에서 청년으로, 앞으로는 중장년이 즐길 수 있기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메이플의 ‘이유 있는’ 변화를 응원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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