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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PC방 명칭사용 구분해야

단어 마다 주는 이미지가 있다. 'PC방'이라 하면 젊은 층에서는 '새로운 놀이터' 혹은 '재미있는 곳'이란 이미지를 주며, 기성세대들에게는 '시간이나 떼우는 곳' 혹은 '가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인식 차이에는 게임이란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젊은 세대가 자신들처럼 열심히 일만 하길 바라는 기성세대의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일부 보수언론에서 불법, 사행성 PC방까지 뭉뚱그려 'PC방'으로 표기하면서 오해를 산 부분도 적지 않다.

지난 24일 의정부에서 주인이 손님을 강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끔찍한 범죄가 일어난 곳은 고포류 게임을 하고 환전을 해주는 사행성 PC방이다. 지자체에 등록돼 있지 않은 '불법' PC방인 것이다.

하지만 중앙 보수언론 대다수가 그냥 PC방이라고만 표기해, 가뜩이나 PC방을 범죄의 온상처럼 오해해 온 기성세대들의 생각을 굳어지게 만들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깨끗한 환경과 허가된 프로그램만을 제공하고자 해왔던 합법적인 PC방 업주들은 '벙어리냉가슴'을 앓아야만 했다.

'합법이나 불법이냐'도 중요하지만 이 PC방이란 단어의 쓰임에 대해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일정 공간에 PC만 있음 일반적으로 PC방이라 부르는데, 이러다 보니 게임과 무관한 '성인PC방', 불법 환전이 이뤄지는 '도박PC방' 등도 자연스럽게 pc방이란 이름을 혼용하고 있다.

PC방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구분해 달라는 요구지만, 이러한 소극적인 대응보다는 PC방이란 단어를 합법적으로 등록된 PC방에만 사용토록 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PC'방이란 단어가 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개선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PC방은 한국의 초고속 인트라망을 바탕으로 생겨난 우리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게임 및 IT산업을 견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금은 전세계로 수출돼 유망한 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한국을 찾아 PC방 모델을 연구했고, 외식문화와 접목시켜 단순히 PC를 즐기는 공간에서 탈피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여가문화의 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원조인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국내 PC방 업계가 과다경쟁과 규제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외국 PC방 사례를 보고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PC방 업계도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 할 것이다. 게임업체와의 부당한 계약조건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PC방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그 첫 단추가 PC방이란 명칭을 정해진 곳에서만 사용하도록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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