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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PC방 금연법 '최선입니까?'

[기자석] PC방 금연법  '최선입니까?'
지난 6월 8일 전면 시행된 금연정책 이후 PC방 업주들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가볍게 PC방을 찾아 담배와 함께 게임을 즐기려던 이들부터 단골까지 PC방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매출 하락이 피부에 와닿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법에 대해 PC방 업주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도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7일 합헌 판결을 내렸다. 업주들에게는 최후의 희망이 사라진 셈이었다.

이후 업주들은 PC방에 전면 금연구역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업소 내 재떨이를 모두 치웠다. 하지만 금연법이 시행된지 2개월이 지난 지금도 PC방에 가보면 종이컵에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을 볼 수 있다. 흡연자들은 계도기간임을 감안해 종이컵을 요구하고 업주들은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종이컵을 내주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 2개월 째 지속되면서 금연법에 대해 PC방 업주들은 실효성도 없고 영세업자들을 궁지로 내모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흡연자들 역시 점차 흡연 공간이 사라져가는 마당에 PC방 마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미 금연 구역과 흡연 구역을 나눠 영업을 하기 위해 인테리어 단계부터 비용을 추가로 들였던 업주들은 자비를 들여 새롭게 흡연실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도 납득하기 어렵다. PC방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정부에서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간접 흡연을 막고 공중이용시설의 건강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금연을 국가에서 강제하는 것은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무작정 법으로 금연 구역을 지정할 게 아니라 좀 더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모두 만족케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면 어땠을까.

흡연 PC방과 금연 PC방을 구분해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주간에는 금연, 야간에는 흡연 공간으로 PC방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한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PC방 전면 금연을 앞서 실시한 대만에서는 70%에 가까운 매장이 폐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대부분의 업주들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고 신규 매장 유치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일각에서는 계도기간이 끝나고 법안이 정식으로 발효되면 전국 PC방이 고사 직전의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금연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사자인 업주들 편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늦다. 업주들과 흡연자, 모두의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려면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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