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①'롤' vs '도타2' 무엇이 어떻게 다르나
②넥슨 '도타2' 흥행전략 'e스포츠-PC방'
③도타2, '롤' 넘기 위한 키워드는
④어렵게 느껴지는 '도타2' 잘하려면…
하나. 진입장벽을 낮춰라
'도타2'의 가장 큰 약점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빠져 들면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도타2'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빠지기가 쉽지 않다.
이 게임은 아군 NPC를 죽여 상대에게 경험치를 주지 않게끔 하는 '디나이'를 할 수 있고, 구입한 아이템도 '배달'을 시켜야 한다. 하다못해 마을로 귀환하는 것도 주문서를 사야 한다. 한 마디로 조작에 손이 많이 간다.
성격 급한 국내 이용자들은 튜토리얼을 하지 않고 실제 게임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타2'도 그렇게 한다면 '망하기' 딱 좋다. 이 튜토리얼도 전부 진행하는데만 2시간이 들 정도다.
'롤'은 방송과 PC방을 통해 게임방식이 많이 알려져서 '눈동냥', '귀동냥' 하기도 쉽지만 '도타2'는 전작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야만 대충 방식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자체가 어렵다.
국내 서비스를 맡은 넥슨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와 관련된 동영상을 다수 제작해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알리고 있고, e스포츠를 통한 마케팅도 치중하고 있다. 게임 자체를 바꿀 수 없는 이상, 인지도를 최대한 올려 '도타2'를 게이머들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둘.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활용해라
밸브는 글로벌 서비스 준비하면서 기존 '도타' 이용자들과 긴 시간 동안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전작의 장점을 최대한 계승해 온라인화 시키겠다는 것이 목적이었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도타2'는 베타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가입자수 4000만 명, 동시접속자수 33만 명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도타2 '는 7월부터 국내 베타 서비스가 시작됐고 한달 넘게 진행 중이다. 베타 테스트를 짧게 가져가고 오픈과 함께 대규로 마케팅을 진행해 왔던 예전의 넥슨 행보와는 많이 다르다. 넥슨 역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전작인 '도타'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도타' 이용자를 유추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3' PC방 점유율은 게임트릭스 기준 평균 2% 정도로 22일 기준 8위에 올라있다. 이 이용자들만 흡수해도 '도타2'는 성공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도타' 시스템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도타2'로 유입되고 이들이 게임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준다면 '롤'과의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셋. 좋은 게임환경을 만들어라
경쟁 상대의 단점은 아군의 장점이 되는 법이다. '롤'의 가장 큰 약점은 비매너 플레이, 거친 채팅 등 게임환경이 나쁘다는 것이다. 게임 못해서 욕먹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실제로 욕을 하기 위해 '롤'을 하는 이용자가 있을 정도다. 실력이 떨어지는 이용자들은 '심해'로 비아냥거림을 당해야 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롤'이 좋아도 이러한 환경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넥슨은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게임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커뮤니티'다. 게임 자체 보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온라인상의 친분을 맺기 위해 매일 게임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록 '도타2'가 MMORPG와 비교해서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떨어지긴 하지만 '길드' 시스템 등 기본적인 커뮤니티는 갖추고 있다. 먼저 게임 시 매너플레이 등 올바른 게임환경이 조성되도록 집중해야 할 것이며, 둘째는 이 길드시스템을 활용해 초보 이용자들의 게임정착을 최대한 도와야 할 것이다.
'도타2'가 비록 어렵긴 하지만 '착한'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배울 수 있고, 실수를 하더라도 웃어 넘어가주는 게임환경이 조성된다면, 이것이야말로 '롤'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