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온게임넷, 네이버, 티빙,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롤드컵' 경기가 생중계됐는데, '롤드컵' 이슈 중에는 쌩뚱맞게도 라이벌로 꼽히는 '도타2'가 있다.
넥슨은 '도타2'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롤드컵' 중계 전에 '도타2' 영상 광고를 하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넥슨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평소라면 생각하기 힘든 전략이다. 라이벌작의 세계적인 대회 중계에 앞서 영상 광고를 한다니 말이다. 제대로 돌직구를 날린 셈이다.
일단 효과는 제대로 봤다. '롤드컵'은 개막 첫 날 국내 시청자수가 10만 명을 상회하는 등 대부분의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는 이용자가 지켜봤다. 이는 '롤드컵' 중계 전 나오는 '도타2' 영상 또한 10만 명 이상이 봤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용자들은 화면 중간마다 배너 광고로 인해 경기 화면을 가리고, 중요 인터뷰 시점에 '도타2' 광고 영상이 나가면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후 '도타2' 광고 영상이 나올 때마다 아프리카TV, 티빙 실시간 채팅창과 네이버 리플창에는 '도타2'를 질타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왔다.
또한 '도타2' 광고 영상을 보면 "갱킹해서 가면 되는거에요"라는 멘트와 함께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고, 수많은 팬들이 환호하는 영상이 나온다. 이를 두고 팬들은 "'도타2'라기보다는 그냥 '롤드컵' 광고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에게 '도타2'를 각인시키기 위한 넥슨의 선택은 탁월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본 셈이다.
'도타2'는 세계에서 '리그오브레전드'와 선두를 다투는 인기 AOS 게임이지만 국내에서의 입지는 상당히 좁다. 이미 동일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 시장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PC방 점유율 40%, 62주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벽은 상당히 높다. 또 타 장르와는 다르게 AOS의 경우 한 번 습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드물다.
그 벽을 뚫기 위해 넥슨이 선택한 비장의 한 수가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리그오브레전드' 이용자들에게 '도타2'라는 이름은 각인시켰다. 이제 '도타2' e스포츠 리그, PC방 프로모션으로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는 넥슨이 더욱 분주히 움직여야할 때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