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의 살림을 맡고 있는 윤재웅 사업팀장은 ‘도타2’의 콘셉트를 ‘쉬운 게임’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온게임넷 재미위주의 프로그램인 ‘켠김에왕까지’, ‘더테스트’, ‘한판만’, ‘영웅전’에 ‘도타2’를 편성했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알려진 ‘도타2’를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취지다.
“일단 ‘도타2’가 어렵다는 인식을 깨는 게 목표예요. 공부하듯이 게임을 가르치긴 보단 흥미 위주의 방송을 통해 재미 있으면서 부가적으로 게임을 알아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이렇게 해서 게이머들이 ‘도타2’에 익숙해지면 ‘도타2’ 초청전(인비테이셔널) 이벤트 대회를 통해 이 게임의 매력이 무엇인지, 고수들의 플레이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거죠. 그 다음엔 게이머들이 직접 참여해서 게임을 하면서 진짜 재미에 빠져들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도타2’ 흥행을 위한 넥슨과 온게임넷의 첫 전략은 ‘연착륙’이다. 게임 오픈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보다 조금씩 저변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넥슨이 장기간 ‘도타2’ 오픈형 테스트를 진행하고, 전국 PC방을 거점 삼아 소규모 대회를 여는 것도 이러한 전략 때문.
방송 역시 ‘연착륙’에 초점을 맞췄다. 게이머들이 호기심을 자극해 ‘어, 저 게임 재미있어 보인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일단 성공이다. 10월 28일부터는 해외 8개 팀과 한국 4개 팀이 참가하는 초청전이 한 달 동안 열린다. ‘도타2’가 해외에서 서비스가 먼저 시작돼 국내외의 수준 차가 있기에 해외 팀을 많이 초청했다고.
“초청전은 파이트머니를 걸고 싸우는 형식이 될 거예요. 해외 팀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승리수당도 적지 않을 겁니다. 대신 최대한 많은 팀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서 축제처럼 즐겁게 만들어야죠.”
초청전은 정소림 캐스트와 이성원, 오승규 해설이 나선다. 중계진은 ‘도타2’ 매력에 푹 빠진 상태라 시청자들에게 이 게임의 재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윤 팀장은 ‘롤’을 발굴해 온게임넷의 주력 프로그램으로 키운 주요 인물. 그런 입장에서 ‘롤 타도’를 외치는 ‘도타2’를 마냥 응원할 수는 없을 터. 짓궃은 질문을 던졌다.
“둘 중 누굴 더 응원할 거냐고요? 음…어려운 질문이긴 한데, 예전에 ‘스타1’이 생각나네요. ‘스타’를 시작으로 RTS 장르가 번창하기 시작했잖아요, 결과는 스타 하나만 남긴 했지만, 그러한 시도들이 시장을 넓히는데 한 몫 했다고 봐요. 마찬가지로 비록 ‘롤’이 시장 점유율이 높고 시청률이 잘 나오긴 하지만, ‘도타2’ 같은 동일 장르의 경쟁작이 나와야 AOS 장르를 롱런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제 답은 ‘둘 다 응원한다’ 입니다(웃음).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