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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블리자드다운 게임, 하스스톤

오랜만에 블리자드 다운 게임이 등장했다.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에 있어 모험과 도전을 상징하는 업체였고, 매출보다 '새로운 유형의 재미'를 창조해 왔던 곳으로 유명하다. 전세계에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도전 정신 때문. 초기 워크래프트 배틀넷이 그러했고, 액션 RPG의 시초가 된 디아블로와 RTS의 전설이 된 스타크래프트가 그러했으며, MMORPG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낸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그러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와우의 성공 이후 매너리즘에 빠져 들었다. 전작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시리즈를 선보였고, 새로움이 없는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면서 '매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블리자드의 영혼이 담기지 못한 게임들이 팬들로부터 외면 받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랬던 블리자드가 오랫만에 블리자드 냄새가 짙은 게임을 꺼내 놓았다. 베타 테스트 중임에도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하스스톤'이다. 게임 이용을 위한 베타키가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고가에 거래되는 것은 물론,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추세로 추측해 보건데, '하스스톤'은 또 하나의 게임 트렌드를 열어가는 동시에 블리자드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스스톤'은 15명에 불과한 소수 개발진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블리자드가 최초 시도한 이색 프로젝트다. 블리자드는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대작 게임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반해 '하스스톤'은 클라이언트 용량은 물론, 게임 이용을 위한 최소 PC사양도 낮게 개발됐다.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해 PC는 물론, 다양한 스마트기기와도 연동 가능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멀티 플랫폼 전략을 통해 접근성을 넓힌 것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스스톤'은 스마트 시대를 겨냥해 블리자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게임이다. 여기에 패키지 방식의 유료 게임이 아닌 부분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게임 이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게임 트렌드의 변화와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게임시장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하드한 장르보다 쉽고 간편한 캐주얼 장르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스스톤'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블리자드 특유의 캐릭터 이미지와 화려한 특수효과는 흥행에 탄력을 준다. '워크래프트'의 친숙한 캐릭터(영웅)들이 등장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기술력이 뒷받침 된 탄탄한 캐릭터 밸런싱과 빠른 전투 템포 역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 카드 게임과 달리 수집욕보다 전략 요소를 높인 것은 이 게임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하스스톤'의 초반 성적표는 우수하게 평가된다. 단순 블리자드가 만든 게임이라서가 아니다. "재미있다", "중독성 있다", "몰입도 최고", "쉽고 간편하면서도 강렬한 게임"이라는 게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평이다.

블리자드는 '하스스톤'을 통해 새로운 모험을 하고 있다. 때로는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급 게임보다 '하스스톤'과 같은 가볍고 단순한 게임이 시장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스스톤'이 또 하나의 '블빠'를 양산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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