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2010년 게임로프트코리아에 입사, OEM 사업부 이사로 근무하며 탁월한 업무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를 이끌 '우먼 파워'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싶다는 이 대표를 만나 그의 포부를 들었다.
◆일찌감치 차기 대표로 낙점
이하경 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23일 오후. 서울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게임로프트코리아에서 이하경 대표를 처음 만났다. 그는 푸근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유머감각도 적절했다. 게임로프트코리아의 향후 비전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당차고 또렷했다. 먼저 취임 소감을 물었다.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한국만큼 복잡다단한 시장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급변하는 국내 시장의 특성을 글로벌 컴퍼니에 공유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싶어요. 그렇게 대표 커리어를 차근차근 쌓아나갈 겁니다"
이 대표는 해외파다. 그가 처음 게임업계와 연을 맺은 2001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로 해외 사업을 통해 경력을 쌓아왔다. 첫 직장 엔씨소프트에서는 중국, 일본, 태국, 영국 지사 설립을 최일선에서 도맡았고, 한글과컴퓨터 재직 시절에는 주력제품 '한글' 모바일 오피스의 해외 판매를 주도하기도 했다.
게임로프트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OEM파트 총괄 이사로 근무하며 삼성, LG, 팬택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연이은 파트너십을 앞장서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 발표회를 열 때마다 게임로프트를 대표하는 모바일게임 '아스팔트'가 시연된 것도 이 대표의 공이다.
"다른 계약도 많지만 특히 삼성과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 게임로프트의 명성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이러다 보니 그의 휴대폰에 등록된 번호 역시 대부분 외국계 인사들이다. 스마트폰 칩 제조사인 퀄컴의 마크 커넬 부사장을 비롯해 삼성 반도체, 인텔, 엔씨소프트 등 세계를 주도하는 IT 업체의 고위 인사들이 그의 인맥 지도에 새겨져 있다. 이처럼 몸소 입증힌 해외 사업 역량과 퍼포먼스가 맞물리면서 이 대표는 일찌감치 게임로프트코리아 차기 수장으로 낙점됐다.
◆한국 시장이 세계 시장 주도한다
최근 그 흐름을 종잡을 수 없을만큼 급변하는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이 대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자신이 총괄하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키포인트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인접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만큼 한국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특수한 시장이다. 모바일게임의 흥행을 가늠하는 테스트 베드로서, 글로벌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 시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게 이 대표의 견해다.
"과거 전통적 게임 시장이던 북미와 유럽이 모바일게임까지 주도했다면 지금은 동북아 3국,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모바일게임 시장은 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한국으로 유입됐지만 이제는 반대로 한국에서 모바일게임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지요. 이는 게임로프트에게도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게임로프트는 급변하는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카멜레온'같은 회사다. 캐주얼게임은 물론 PC 콘솔게임 뺨치는 하드코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고른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 이 대표의 표현을 빌자면 '어떤 부침이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가 바로 게임로프트다. 급변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모바일게임의 트렌드를 게임로프트가 주도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강조한다.
"십수년 전부터 모바일게임은 일정 주기를 돌며 흐름이 변화했습니다. 캐주얼에서 하드코어로, 다시 캐주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미들코어와 그 이상의 게임도 통할 때입니다. 고품질 모바일게임 개발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로프트가 두드러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이지요"
그럼에도 이 대표는 긴장을 풀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의 흐름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절대 인수되지 않을 것 같던 컴투스가 게임빌에 경영권을 매각하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핀란드 업체 슈퍼셀 지분 절반을 취득했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민감한 변화들이 게임로프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만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정세에 발맞춰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이다. 대표라는 직함이 그의 어깨에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회사를 구성하는 조직을 유기적으로 아울러 막강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아울러 이용자들과 소통할 줄 아는 대표가 되겠다는 것도 그의 작지않은 포부다.
"게임로프트에 처음 입사한 3년 전 기억이 떠오릅니다. 외국계 회사임에도 한글화 등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에 충실해 많은 이용자들이 놀라워 했던 그 기억 아직도 잊지 않고 있어요.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게임로프트코리아로 만들고 싶어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