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선택을 해야한다. 국가적으로 게임산업을 지원할 것인지, 악(惡)으로 규정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시기인 것 같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모하임(Mike Morhaime) 대표의 말이다. 모하임 대표는 9일(현지시간)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블리즈컨 201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게임을 운영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밝혔다.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비롯,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중독 이슈를 포함한 각종 규제와 정부의 게임에 대한 시선 등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신작 '히어로즈오브더스톰'과 '디아블로3',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확장팩, '하스스톤'의 모바일버전 발표 등 풍성한 소식을 들고 온 그는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모하임 대표는 한국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오락가락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게임을 알콜, 도박, 마약 등과 같이 4대 중독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막는 것은 엄연한 인권침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하려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회의감이 든다"며 "개인의 책임이 아닌 타인의 강압적 규제로 해결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커뮤니티를 포함한 소셜 기능만 봐도 긍정적인 기능이 많다"며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순기능이 존재한다. 이를 규정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의 규제 정책은 해외업체들은 물론, 한국 기업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큰 고충"이라며 "게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던가, 악으로 막던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너하임(미국)=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