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탱크'로 유명한 워게이밍 빅터 키슬리 대표는 "한국에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스위스에서 초콜렛에 규제를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워게이밍은 벨라루스라는 조그만 나라에 위치한 게임업체다. 벨라루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월드오브탱크'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벨라루스라는 나라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는 모습을 봤다. 이러한 순기능을 무시한 규제 정책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개발의 절차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창의성이 들어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이를 거의 이견없이 예술의 유형이라고 얘기한다. 예술에 대해 제한을 건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 "게임이 중독성이 있다면 책이나 '심슨'이 등장하는 TV프로그램도 반복적으로 읽고 보는 데 중독이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빅터 대표는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 중인 게임중독법 반대 서명과 관련, "언제 사인하면 되느냐"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SOE) '플래닛사이드2'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맷 힉비(Matt Higby)는 "한국은 비디오 게임을 하는 이들이 많지만 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은 흥미로운 사례"라며 "한국의 사례를 비디오 게임이 폭력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이야기 할 때 중요한 근거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게임이 폭력으로 이어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총 쏘는 게임을 하면 총격 사건이 늘어난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SF 배경 게임을 한다고 해서 현실 세계에서 범죄를 일으키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근거 없는 논리로 정신병을 유발한다던가, 폭력성이 짙어진다는 일부 의학계 주장에 정면 반박한 셈이다.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RW) 연방주 관계자는 '한-독 게임산업 세미나'를 열고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독일에서 게임 개발을 할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한국 게임업체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연방주의 제안대로 법인을 설립할 경우 프로젝트별로 10유로(한화 1억 42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셧다운제, 4대 중독법 등 각종 게임 규제로 신음하는 한국 업체들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면서 발단이 됐다. 게임 중독법은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지난 4월에 발의한 법안이며, 보건복지부는 이를 쟁점법안으로 채택해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서 진행 중인 중독법 반대 서명운동은 현재 26만명 이상이 서명을 마친 상태다.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 중인 서명운동은 첫 날 14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