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영식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반대입장을 내면서 게임업계는 힘을 얻고 있다. 신의진 의원과 같은 편이라 할 수 있는 정신의학계에서도 게임중독을 반대하는 전문가가 등장했으니, 해당 법안의 허구성이 여실히 증명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논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는 중요한 것이 빠졌다. 게임업계와 지지자들, 게이머들이 4대 중독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게임을 마약·알코올·도박과 동일선에 놓았다는 점이다. '어떻게 내가 즐기는 게임이 금제물인 마약과 같다니!'라는 감정적인 부분이 반대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게임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방향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데 한번 냉정해져 보자. 정치권에서 게임업계의 요구대로 4대 중독물에서 게임을 제외시키고, 별도로 '게임중독' 법안을 만들면 게임업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분명 반대할 것이 분명하지만 거절할 명분 자체가 약해진다. 논쟁이 감정적으로 흐르면서 어느새 게임이 중독을 일부 유발한다는 것에는 반감이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진 의원이 "게임 중독을 언급한 것이 게임법"이라 했을 때 기자 역시 충격을 받았다. 분명 게임법에는 '과몰입'이란 단어가 있었지 중독은 없었는데, 시나브로 이 단어가 삽입된 것이다.
문화부는 여가부에 맞서 선택적 셧다운제를 게임법에 넣으면서 과몰입ㅁ중독 이란 단어를 넣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병리학적 의미가 아니라, 일반에서 쉽게 사용하는 '~에 빠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이것은 결코 대수롭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는 '게임도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신의진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고, 향후 추가적인 중독 법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게임업계 당사자들 조차 게임중독이란 말을 쉽게 사용하고, 게임중독으로 오해 받을 수 있는 사례도 분명 있다. 법에도 게임 중독이란 단어가 포함돼 있다. 게임법 안에 게임 중독법 관련 조항이 삽입되고 문화부가 이와 관련된 업무를 진행한다면 게임업계에서는 어떤 근거로 반대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단언하는데 4대 중독법이 국회를 통과하긴 힘들 것이다. 또한 게임은 마약·알코올·도박과 다른, 창조경제의 원동력이며 수출효자 산업이란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다. 하지만 중독과 관련해서는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지. 이것이 지금이라도 감정적인 대응 프레임을 바꿔야만 하는 이유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