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은 9일 2014년 병특 현역병 입영대상자 8000명을 4628개 지정업체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간산업 분야에 3530명이 배정됐는데, 전원이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으로만 선발할 수 있다.
문제는 내년부터 병무청이 지정기업에 준 현역 배정 인원 정원이 아예 사라졌다는 점이다. 게임산업 특성상 벤처가 활성화 돼 있고 중소기업들은 공채 등이 아닌 인맥으로 직원을 뽑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선후배를 따라 회사에 입사해 실무를 배운다.
회사와 이들이 희망을 갖는 것은 현역 배정 인원. 회사는 처음부터 실무를 가르친 직원이 군대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해주길 바라고, 취업자들 또한 병특을 통해 경력을 쌓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 네오위즈 같은 게임업체들은 창업 초기 병특 인원들이 회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들이 군 복무 후에도 회사에 남으면서 젊은 나이에 요직을 차지할 정도로 이 제도로부터 혜택을 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러한 혜택이 아예 사라진다. '선배 믿고' 취업해 현역 배정을 받기를 원했던 사람들 모두가 군대에 가야 한다. 병특 현역병 입영대상자도 특정 고등학교 졸업생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대학생이라면 다른 게임업체로 병역특례를 가는 것조차 불가능해 졌다. 대학생이 게임과 관련된 병특 요원으로 가려면 석사 이상의 자격증을 획득해 관련 연구소로 가는 길 밖에 없다.
중소 게임업체들이 난감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중소 게임업체 대표는 "현역 병특 티오가 안 나오면서 이제 쓸만하게 키워둔 애들은 다 군대 보내야 한다"며, "중요 인력으로 성장시켜 뒀는데 그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업체 대표는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우수 인력들이 병특 현역병으로 오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만 아무 것도 모르는 고졸생에게 실무를 가르치자니 막막한 것도 사실"이라며, "중요한 개발자로 성장시키는 것보다는 잡무에 치중시키게 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병특제도는 군 입대자가 줄고 병력비리 등의 문제로 2007년 중단됐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특성화고와 마이스트고 활성화를 위해 부활됐다. 2014년 병특 지정업체는 갈라랩, 게임빌 등 49개 업체가 선정됐으며, 이 중 43개 업체가 신규 현역병 병특을 받을 예정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