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12일 오전 직원들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메일을 돌렸다. 피로 누적에 따라 건강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판단해서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진단하였을 때 내면적으로 보나 신체적으로 보나 소진상태가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자기관리에 소홀해서 건강을 못 지키고 현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던 리더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영 대표의 빈자리는 현무진 전무가 직무 대행한다. 엔트리브는 내년 초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경영자문을 맡는 고문 역할로 일정기간 근무할 예정이다.
김준영 대표는 1993년 신입사원으로 게임업계에 입사했으며, 2003년 12월 손노리에서 엔트리브소프트가 떨어져 나올 때 대표를 맡았다. SKT가 엔트리브 대주주가 됐을 때도 전문 경영인으로 회사 운영을 맡았으며, 지난해 2월 엔씨소프트에 매각됐을 때도 변함없이 대표직을 유지한 바 있다.
아래는 김준영 대표의 사의표명 메일 전문이다.
엔트리비안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준영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살짝 내린 눈과 제법 날카로워진 추위가 이제야 겨울다운 날씨를 만들어 내는군요. 각 계절은 계절답게 자연스러운 각각의 색깔을 나타내는 것이 오히려 저에게는 편안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 해도 여러분께 따뜻한 온기가 함께하여 건강과 행복이 지켜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어느덧 시간이 흘러 엔트리브가 시작 된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수많은 도전과 실패, 그리고 몇 안되는 성공을 통해 이만큼 성장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이는 엔트리비안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최선을 다한 노력이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변화되어야 하고 혁신해야 할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문제들도 함께 안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현재 엔트리브는 위기의 경영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고 희망찬 비전을 세워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이를 위해 11월 효율화를 힘겹게 실행하였고 한편으로는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진지한 고민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춰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 스스로를 진단하였을 때 내면적으로 보나 신체적으로 보나 소진상태가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건강상태가 회사의 경영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대표이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기관리에 소홀해서 건강을 못 지키고 현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던 리더로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책임감만으로 경영을 해나가는 것은 회사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위기의 경영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의 10년을 그려야 하는 시기에 오늘은 여러분께 중요한 알림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엔트리브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경영자문을 맡는 고문의 역할로서 일정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였습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보다 거시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경영에 대한 자문과 엔트리비안 여러분들의 코칭 및 멘토 로서의 역할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내년 초에 있을 새로운 CEO의 선임까지는 COD 및 관리본부장을 맡고 계시는 현무진 전무께서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으실 것이며 강상용본부장, 신현근 본부장, 그리고 서관희 이사가 각 부문별 경영진으로서 최선을 다해주실 것입니다.
전격적인 결정으로 놀라시고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려우시겠지만 이성적이고 생산적인 이해로 신발끈을 동여매듯 새로운 다짐으로 업무에 임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10년, 엔트리브의 시즌2는 여러분들의 새로운 노력과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협업과 지원을 통해 더욱 견실하고 행복한 회사로 거듭나길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저는 어느 곳에 있더라도 엔트리브와 여러분들을 응원할 것입니다!
저를 그동안 CEO로서 지지해주시고 신뢰를 주셨던 모든 엔트리비안 여러분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