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대토론회’라는 주제와 무색하게 게임을 잘 알고, 익숙하며, 산업을 지지하는 패널들만 모인 점이다. 토론회가 아닌 우리끼리 모여, 우리가 잘 아는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웅변대회 비슷하게 돼 버린 점은 못내 아쉬웠다.
게임 중독법을 밀어붙이는 신의진 의원이 졸속으로 준비한 ‘중독법’ 공청회와 결과만 놓고 보면 같은 모양새가 됐다. 게임업계에서 ‘졸속이다’, ‘단합대회’라고 비난했던 그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듯 해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되려 ‘그럴 것이다’고 믿고 토론회 참석 자체를 거부한 여당이나 보건복지부 인사, 정신의학회 관계자들이 먼저 비판 받아야 마땅할 것이지만, 그 전에 원하는 방향대로 객관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는 토론회가 될 것이라 판단됐더라면 애당초 토론회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 옳았다. 비록 일정에 쫓겨 포스터를 수정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게임업계의 진솔한 의견이 이러한 형식으로 인해 폄하되거나 오해 받는 것 자체가 싫다. 또한 우리측에만 좋게 이중잣대도 댈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개발자연대, 게임인연대, 한국게임학회 등 게임관련 연관 단체들이 주최를 했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후원을 하면서 자칫 범 게임계의 모습처럼 비춰질까도 두렵다.
토론회를 준비한 취지와 그 과정의 순수함, 어쩔 수 없는 사정을 알기에 ‘잘못됐다’가 아니라 ‘아쉽다’고 말하는 것이다. 중독법을 주장하는 반대측 인사를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설득하고 토론회장으로 이끌었다면, 그래서 정말로 입장의 차이가 무엇이고 객관적 사실이 무엇인지 논쟁할 수 있었다면 제대로 된 담론이 장이 형성될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외부의 부당한 대우에도 침묵하기만 했던 게임업계가 이번 중독법 사태로 인해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번 토론회가 마지막이 아니라, 더 제대로 된 대화의 장을 더 자주, 많이 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말로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타협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면 이 살벌하고 막막한 중독법의 그늘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게임업계가 합리적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토론회가 이어지길 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