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게임빌 송병준 대표입니다. 최대 경쟁사 컴투스까지 끌어안으며 야심찬 행보를 보인 송 대표가 오는 2014년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 4일 금요일 늦은 오후, 게임업계에는 일대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던 게임빌과 컴투스가 한데 뭉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죠. 조용하던 게임업계는 게임빌이 컴투스 지분 21.37%와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기사로 점철되기 시작했습니다. 1여년 전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한 소식과 맞먹는 파급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이후 게임업계에서는 온갖 추측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컴투스 박지영 대표는 업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로서 지난 15년간 변함없이 성실하게 회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런 그가 돌연 회사를 매각하고 업계를 떠난다는 사실이 뭇 관계자들을 얼른 납득시킬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의문은 컴투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9일에야 비로소 풀렸습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박지영 대표는 컴투스 매각이라는 큰 결정을 내리기까지 송병준 대표의 노력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는데요.
송 대표는 기나긴 시간 동안 컴투스와 게임빌이 함께 할 수 있는 '뭔가'를 고민해 박 대표에게 의견을 타진했다고 합니다. 자신만큼 컴투스를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송 대표에게 회사를 매각했다는게 당시 박 대표의 당시 설명이었죠. 즉 송 대표는 게임빌 경영에 나서면서도 아울러 경쟁사 컴투스를 인수해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극 대응할 로드맵을 그렸던 셈입니다.
그렇게 송병준 대표는 지난 19일 컴투스 대표직에 오르며 국내 모바일게임을 이끄는 쌍두마차를 한 손에 지휘하기에 이릅니다.
◆실무형 CEO…세세한 건까지 일일히 챙겨
송병준 대표는 '실무형 CEO'로 꼽힙니다. 결재 서류를 보고받고 도장만 찍는 유형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특히 회사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의 세부 사항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들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의 전언입니다. 말단 직원들의 작업 스케줄까지 꿰고 있어 불쑥 "오늘 개발 때문에 바쁘지?"라는 격려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특히 주요 개발·퍼블리싱 회의에 열의적으로 참석하는 것은 물론, 이를 주도하고 이끌어야 직성에 풀린다고 하네요. 때문에 개발자들이 행여나 허투로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은 게임빌에서 결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같은 송 대표의 추진력 넘치는 경영 스타일은 게임빌은 물론 새로 대표로 취임한 컴투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적도 화려합니다. '될성부른 떡잎'이란 송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서울대 벤처 창업 동아리 초대 회장 출신이자 게임빌의 창업자이자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계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올해 글로벌 경영대상인 '제 7회 EY한영 최우수 기업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자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3년 적잖은 주목을 받은 송병준 대표가 2014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