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 민간심의 시대 '활짝'
2014년 게임업계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게임물 민간심의 시대가 개막한다는 점입니다. 게임물 심의는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맡아왔지만, 이르면 오는 2월부터는 게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민간등급분류기관이 게임물 심의를 위탁 수행하게 됩니다.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신설된지 8년만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아직 게임물 심의가 전적으로 민간에 이양된 것은 아닙니다. 민간등급분류 기관은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전체 이용가·12세 이용가·15세 이용가)만을 심의하게 되는데요.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과 사후관리 업무는 지난 달 23일 출범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맡는 구조로, 두 기관은 협의와 상호 공조 속에 게임물 심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민간 등급분류 업무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민간기관 임직원 교육 및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두 기관의 계획이지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국내 게임물 민간등급분류기관이 북미 ESRB, 유럽 PEGI와 같은 권위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웹보드 규제 2월 시행…우려 확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오는 2월 23일 시행됩니다. 이에따라 NHN엔터테인먼트·네오위즈게임즈 등 웹보드게임 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이 40% 수준인데, 이중 절반 가까이 관련 매출이 하락하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에따라 이들 업체는 웹보드게임을 대체할 신규 매출원 확보에 전념하고 있지요.
문화부가 추진한 웹보드게임 규제안의 핵심 골자는 월 게임머니 구입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하고, 회당 최대 사용 게임머니 역시 1만원으로 낮춘다는 점입니다. 하루에 10만원 이상 게임머니를 잃은 이용자들의 접속을 48시간 동안 차단한다는 점도 주요 사항이지요. 문화부 측은 "매출 감소 등 타격이 있겠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꼭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웹보드게임 규제안으로 인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이같은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고 극복해나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규제 끝, 진흥 시작…과연
강제적 셧다운제·쿨링 오프제 등 그동안 강도높은 규제에만 시달려온 게임업계가 2014년에는 규제가 아닌 진흥책으로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앞서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주도한 문화부는 이를 끝으로 더이상 규제가 아닌 게임산업 진흥에 힘쓰겠다고 언급했는데요. 문화부 이수명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지난 해 6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끝으로 게임에 대한 직접 규제는 지양하고 진흥과 상생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 문화부는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손잡고 대형 모바일게임 플랫폼인 카카오와의 상생 협력안을 발표하기도 했었지요.
또 문화부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달 16일 열린 2014년 지원사업 설명회를 통해 올해 게임산업 발전에 국고 227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경쟁력 높은 국내 우수 모바일게임들의 해외 수출을 돕고 창작 기반 활성화 등을 도울 것을 약속했지요.
그러나 게임업계가 규제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법안심사소위원회까지 상정된 4대 중독법이 여전히 잔존해 있기 때문입니다. 4대 중독법은 문화콘텐츠 업계의 대대적인 반대에 부딪혀 지난해 국회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19대 국회 기간 동안 언제든 재논의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또한 2014년 치뤄질 6.4 지방선거 등 크고작은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인들이 새로운 악법을 기습 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는 올해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모바일게임 업체 줄상장 예고
지난해 게임업계를 뒤흔든 주요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줄상장이 올해 이어질 전망입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러브커피'로 유명한 파티게임즈를 비롯해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 네시삼십삼분, 핀콘 등이 국내 증권 시장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파티게임즈는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상장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했지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게임을 흥행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 업체는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 중견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보를 밟고 있습니다. 그 첫 시작은 국민게임 '애니팡'을 성공시킨 선데이토즈로 지난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지금에 이르고 있지요.
물론 이들 업체의 상장이 당초 예상처럼 쉽게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초기 흥행작을 통해서만 회사가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이후 출시한 후속작 중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업체가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이 거론되고 있지요.
그럼에도 이같은 모바일게임 업체의 연이은 상장 시도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로운 전환기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작은 벤처 기업에서 큰 회사로 거듭나려는 이들의 시도는 신생 업체들의 새로운 롤 모델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지요.
[de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