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마음까지 편하지는 않습니다. 게임 중독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산업이 고착화 되면서 양극화 현상은 도드라졌습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소업체들이 휘청거리면서 산업 체질이 악화됐습니다. 탈출구로 삼은 모바일 게임조차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대안이 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매서운 추위로 한강물이 얼어붙었듯 규제 이슈와 실적악화, 구조조정으로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은 차갑기만 합니다. 연말 들 떤 분위기도 없었고 새해에 대한 기대도 어느 때 보다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넋 놓고 좌절할 수 만은 없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듯, 이러한 시련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일단, 게임 중독법이 2년 남은 19대 국회에서 '잠'만 잘 가능성이 큽니다. 며칠 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은 통과 보류가 됐습니다. '사회적 합의를 먼저 이끌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법은 '게임이 중독물질이냐'는 논란보다는 개인의 게임이용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기본법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여러 법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직업간, 계층간, 종교간 갈등을 빚어냈기에 법사위가 거부할 명분이 생긴 것으로 판단됩니다. 남경필 협회장이 올해 게임대상에서 '나만 믿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결과를 예견했기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더불어 해당 법의 가장 지지세력인 황우여 새누리 대표가 내년 초 임기가 끝난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쇄신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또 최근 무섭게 4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의 당시 판사가 황우여 대표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의진 의원은 중독법을 포기하지 않겠지만 그를 지지하는 같은 당 내 지지세력은 급속히 약해질 것이며, 청소년이 존속을 살해하는 폐륜범죄와 같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해당 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본인의 생각입니다.
얼어붙은 국내시장 상황은 내년부터 논의가 본격화 될 한-중 FTA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게임부문을 FTA 협상품목으로 선정만 된다면 중국 서비스에 걸림돌이 됐던 판호나 직접 서비스 금지 등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습니다.
게임산업이 미래산업의 원동력이고 수출 주도형 산업이라는 점은 정치권과 국민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더 부각시키고 게임업체들이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FTA 협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물론 중국 게임들의 퀄리티가 올라갔고 중국 또한 전세계적인 열풍인 '리그오브레전드'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이상 막연히 핑크빛 전망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내수시장만으로 전세계 온라인 게임시장 1위로 성장한 중국이기에 다른 어떤 시장보다 시도해 볼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소 게임업체들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의 흥행만 이룬다면 갑갑한 지금의 현실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 분명합니다.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고 했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아침이 밝고 봄이 올 것입니다. 새해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모두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