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데일리게임이 조사한 결과, 2011년 11월부터 구글이 자체 등록한 게임 중 게임이용 등급이 적절치 않아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건수는 201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청소년 보호에 인색하다는 것은 오픈마켓 양대 산맥인 애플의 앱스토어와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앱스토어가 받은 게임 이용등급 시정조차는 단 7건에 불과하다.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게임 앱을 두 회사가 오픈마켓에 올렸지만 위반건수는 구글이 애플보다 약 300배나 많은 셈이다.
구글은 완화되고 개방된 자체 심의정책을 채택하면서 애플이 독점하다시피 한 오픈마켓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다. 특히 국내는 카카오톡 덕분에 급속도로 덩치를 불려, 현재 전체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서 유통되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전심의를 받게 돼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성인용을 제외한 스마트폰 게임은 자율등급제를 시행 중이다. (게임법 제21조 4항)
대신 정부는 구글과 애플에 성인용 스마트폰 게임은 국내 게임물 심의기관과 사전 심의를 한 뒤 게임을 오픈마켓에 올리도록 권고했다. 그 결과 구글은 2011년 11월 22일 당시 게임물등급위원회와 협약을 맺어 둔 상태다.
하지만 구글은 이러한 협약을 번번히 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문제가 된 카드배틀 RPG '언리쉬드'는 성인용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사전등급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구글은 자체적으로 '상, 중, 하'로 콘텐츠 등급을 매기는데 각각이 청소년 이용불가, 12~15세 이용가, 전체 이용가에 해당된다.
협약에 따라 '상'으로 자체 심의한 게임은 국내 게임물 심의기관의 등급심의를 거친 뒤에 오픈마켓에 올릴 수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선정성 논란이 인 '언리쉬드'는 홈페이지나 시작화면에 이용등급이나 내용등급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아, 제대로 된 게임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한 학부모는 "14살 제 아들이 '언리쉬드'를 하고 있는데 수위가 매우 높은데 해도 되는 게임이 맞냐"며, " 요즘 아이들 정서상에 문제가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를 바로 잡고자 하지만 글로벌 기준만 주장하는 구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모바일 플랫폼 특성상 마크 형식이 아니더라도 이용등급과 내용등급을 표기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오픈마켓의 경우는 글로벌 게임이기 때문에 규정을 강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구글플레이는 2012년 국정감사에서 청소년 유해 어플리케이션이 2010-2011년 1년 새 30배나 증가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