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플랫폼 도전…中 시장도 노크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1년 애드라떼를 출시하며 모바일 리워드앱 시장을 활짝 열어젖힌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29). 리워드앱이란 광고를 보거나 특정 앱을 설치하면 사전에 약속된 일정 금액을 보상받는 서비스로 관련 시장은 현재 400억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정 대표가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모바일게임 플랫폼. 2012년 하반기부터 급성장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눈여겨본 정 대표는 그 시작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바일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전개 중이다. '가문의영광', '다같이 삼국지', '초코도저' 등이 이때 선보인 게임들이다.
"모바일게임 플랫폼 구축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앞서 시장에 안착한 카카오톡 및 라인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 중이죠. 우리를 통해 채널링하는 게임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포트할 방침입니다. 현재는 애드라떼를 통한 채널링에 나서고 있지만 '겜친' 및 향후 출시될 추가 서비스를 통해 파트너사들의 게임 사업에 꼭 필요한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겜친'은 앱디스코의 자회사 초코페퍼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동영상 공유 서비스다. 모바일게임 플레이 중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영상으로 캡처, 공유할 수 있어 색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카카오스토리와 연동되며 폭넓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 등장 이후 촉발된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했습니다. 이용자의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방향이라는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친구와 점수를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자신이 직접 찍은 게임 영상을 지인들과 나누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겜친' 역시 게임 마케팅 채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앱디스코 직원들에게조차 극비로 추진 중인 SNS 서비스가 그것. 앞서 선보인 애드라떼와는 또 다른 서비스라는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급변하는 해외 SNS의 동향에 발맞춘 서비스를 오랜 시간 준비해 왔습니다. 앱디스코의 핵심 사업 부문인 광고와 게임을 두 분야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며 이르면 2월 초 선보일 예정입니다."
중국 시장 개척도 정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분야다. 올해에는 한국보다 중국에 머문 시간이 더 길 정도. 텐센트 창업자 정 리칭, 차이나모바일그룹, 91닷컴 등 거물급 인사들과 접촉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해 앱디스코의 대표 상품인 애드라떼를 중국에 출시하며 첫 발을 내딛은 정 대표는 올해에는 중국 현지 게임들을 국내로 대거 들여올 계획이다. 이를위해 텐센트 창업자 정리 칭과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앱디스코의 올해 중점 사업 방향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게임 시장에서 의미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죠. 특히 중국 및 해외 유명 게임을 국내에 퍼블리싱하고 국내 우수 게임을 중국에 수출하는 창구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300만원 때문에 창업한 사연
청년 사업가 정수환 대표의 짧고 굵은 창업 스토리도 빠질 수 없다.
그의 남다른 사업적 기질은 학창 시절부터 예견됐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기획국장을 맡았던 정 대표는 당시 인근 대학 상권을 공략, 고려대생을 위한 멤버쉽 카드를 만드는가 하면, 지금까지도 성황리에 열리는 '렛츠락 페스티벌'을 기획한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듬해 역대 최다 득표율로 고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정 대표는 이후 대학 등록금, 청년창업 문제 등을 비롯해 쓰촨성 지진 피해, 일본 독도 교과서 등 대외적 이슈에도 적극 대응한다.
총학생회장 임기를 끝마치던 24세 때는 지인들과 '청년과 미래'라는 NGO를 결성, 등록금 문제와 청년창업과 관련한 강연을 진행하고 사회적 문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국민 투표 등 입법활동까지 추진한다.
그가 사업에 돌연 뛰어든 계기도 흥미롭다. 한번은 NGO에서 유명 강연자를 모시려고 했는데, 강연료가 300만원에 육박했다. 가난한 대학생에게 그런 큰 돈이 있을리 만무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나날을 보냈는데 단돈 300만원이 없어서 일을 추진하지 못하다니. 오기가 생긴 정 대표는 다음날 즉각 창업을 한다. 2009년 9월. 그가 24세일때 일이다.
"당시 살던 원룸을 통해 사업자 등록을 했죠. 전공이 전자공학이었으니 사업 방향도 개발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외주를 뛰었죠. 당시 20개 정도 개발을 맡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이위랩, 그러니까 현 카카오 이제범 대표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도 이때다. 지금은 국민 메신저로 거듭난 카카오톡의 초기 마케팅에 힘쓴 이가 바로 정 대표다. 이후 카카오톡은 모두가 알다시피 '대박'이 났고 이를 최일선에서 지켜본 정 대표는 마음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은 보다 규모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욕구였다. 소규모로 진행하던 개인 사업을 접고 곧바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사고'를 친 정 대표. 하지만 세상사가 다 그렇듯 모든게 순탄할 수는 없었다.
"소셜커머스 사업을 3개월 하다 정리를 했죠.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 25살에 1억원이 넘는 빚이 생겼어요. 맨땅에 헤딩하며 큰 수업료를 치른 셈이죠."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시장을 리드할 아이템을 찾아나섰다. 단순 벤치마킹보다는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때 그가 주목한 분야가 바로 리워드 서비스. 당시 애드몹 등 광고를 부착한 앱에 리워드를 되돌려주는 서비스가 알려지던 시기였다. 그렇게 2011년 8월 론칭한 것이 바로 지금의 정 대표를 있게 한 애드라떼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앱 개발자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이용자에게도 리워드를 되돌려줄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광고주에게는 그들이 원하는 타겟 이용자층에게 보다 정확한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생각했죠."
애드라떼, 라떼스크린을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 모바일 리워드 시장을 개척한 정 대표가 현 리워드앱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풀어야할 숙제가 많습니다. 특히 진성 이용자 확보가 시급합니다. 또한 광고주를 위해 보다 세밀한 타겟층을 공략할 수 있는 광고 상품 개발도 주목할 때입니다. 기존 리워드앱에서 한 단계 변화된 서비스로 도약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드라떼에도 이전에 볼수 없는 새로운 광고 상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에요. "
인터뷰 말미에 정 대표의 이상형도 넌지시 물었다. 스물아홉. 남들은 한창 사랑하고 있을 나이다.
"이상형이요? 친구같은 사람이면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보다 우리 앱디스코 식구를 위해 앞으로도 제 개인 시간을 할애하고 싶습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