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유명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의 한국 법인 디엔에이서울이 변화하고 있다. 2012년 말 국내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다음모바게'를 선보이며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디엔에이서울은 최근 국내 유망 개발사들과 연이어 협업 체계를 구축, 전세계 시장에 배급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일수 디엔에이서울 신임 대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일 조직 개편을 통해 디엔에이서울의 수장에 오른 이일수 신임 대표는 국제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Young) 및 프론티어 매니지먼트(Frontier Management)에서 경영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인정받은 재일교포 3세 출신 재무 전문가. 지난해 7월 디엔에이서울 부사장직에 오른지 8개월만에 대표직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디엔에이서울은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을 위해 조용히, 그리고 많은 준비를 거듭해 왔습니다. 2014년은 한국의 이용자들에게 보다 많은 즐거움과 놀라움을 선보일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디엔에이서울은 국내 개발사와의 협업 체계를 구축, 이들이 개발한 모바일게임을 국내와 더불어 일본·미국 등 해외 시장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세계 각국에 구축한 모바게(mobage)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디엔에이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다.
디엔에이서울의 이같은 전략 수립의 배경에는 일본 이용자들의 성향 변화에도 관련이 깊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모바일게임 시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일본의 경우 앞서 웹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는 모바일게임이 대다수를 이뤘다지만 최근 들어 한국처럼 순수 스마트폰 앱 형태로 보급되는 모바일 게이머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개발사 확보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얘기다.
"한국 개발사와의 헙업은 디엔에이서울이 진행하는 여러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추진 중인 사안입니다. 현재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 역량있는 개발사는 많지만 시장의 레드오션화로 인해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가 됐죠. 이같은 시장 상황이 디엔에이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역량있는 한국 개발사들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디엔에이서울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협업 모델도 다양하다. 한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해외에 선보이는 형태를 비롯해 개발 초기 및 기획 단계부터 디엔에이가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각 파트너사들이 원하는 니즈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한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여러 형태의 폭넓은 협업이 가능합니다. 단순 퍼블리싱 형태부터, 기획은 좋으나 개발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게는 전액에 가까운 개발금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죠. 디엔에이는 보다 많은 비즈니스의 기회를 한국 개발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디엔에이에게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죠."
디엔에이가 확보한 유명 IP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와이디온라인과 공동개발 중인 '에반게리온: 영혼의 카타르시스'와 스케인글로브의 '진격의거인: 자유의포효'가 대표적이다.
"에반게리온이나 '진격의거인과 같은 유명 IP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디엔에이와의 협업이 안겨주는 차별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디엔에이가 올해 출시 라인업으로 선정한 타이틀 중에는 한국 개발사와의 협업을 통해 준비한 게임이 상당수예요."
인터뷰 말미에 이일수 대표는 디엔에이와 손을 맞잡은 한국 개발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보다 많은 개발사와의 협업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앞서 디엔에이와 손잡은 한국의 개발사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시장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유망 개발사들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와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디엔에이와의 협업에 관심있는 개발사들의 적극적인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