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종영된 한국 드라마 한 편이 중국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드라마 속 등장한 라면부터, 치킨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극중 주인공들의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면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TV방송이 아닌 중국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별그대’를 접한 중국 관리에서부터 스타,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의 모범이 될까'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어, 인기 원인과 중국 현지 상황을 그대로 설명하기도 했다. 잘 만든 문화콘텐츠가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별그대 열풍을 보면서 문득 게임이 떠오른다.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대두되는 게임은 지난해 매출 10조 8800억 원을 기록, 수출 3조 원을 넘어서는 등 큰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수치는 매년 오르고 있다. 여전히 게임은 국내외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고,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빠진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별그대 열풍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생각은 '우리는 왜 별그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가'였다. 중국 사회와 달리 한국의 국가 환경과 창조적인 시도가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 아니냐고 시샘하기도 했다. 별그대의 독창적인 스토리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게임은 어떨까. 중국에서 국산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과 달라졌다. 한국 게임업계는 지금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과거 중국의 모습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찍어내기 식 게임이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고, 누가봐도 똑같은 '짝퉁' 게임만 양산하고 있다. 패턴도 똑같다. RPG나, FPS 대다수의 장르가 형식만 다르지 거기서 거기의 패턴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모바일은 더하다. 물론 이해는 간다. 정부의 규제 정책과 제한된 요소, 투자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게임업계 종사자라면 별그대를 보면서 기자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게임도 신드롬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해서는 안된다. 상식을 깨는 게임이 나와야 한다. 400년 전 별에서 온 그대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드라마가 이러한 파장을 낼지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별그대가 잘된 이유도 상식을 깼기 때문이다. 게임도 될 수 있다고 본다.
'게임은 문화다'라고 100번 말해봐야 직접 깨닫지 않는 한 받아 들이기 힘들다. 게임을 문화로 만들려면 신드롬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려면 정해진 틀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