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는 지난 24일 스마일게이트에 지분 약 20%를 1200여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선데이토즈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 최대 주주인 이정웅 외 2명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주식 666만 4506주를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지분 매각을 놓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선데이토즈 경영진의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기업가치가 최고조일 때 지분을 매각했기에 주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적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의 최대 수혜자는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다. 지난 2012년 '애니팡' 출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 대표는 2013년 11월 하나그릭스택을 인수하면서 우회상장을 이뤄냈다. 이후 '애니팡2'를 론칭하며 또 한번 대박 신화를 일궈냈고, 4개월 여만에 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그것도 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넘겼다. 선데이토즈는 1주당 1만 8100원에 지분을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캐시아웃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한 이상 업계를 떠나는 게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는 평가다.
선데이토즈가 이익실현을 거둔 반면, 스마일게이트의 선데이토즈 인수는 불확실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스마일게이트의 사업 확장에 있어 큰 도움이 안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퍼블리셔가 아닌 순수 개발사다. 스마일게이트는 또 중국 현지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선데이토즈의 모바일게임을 지원할 게임포털이나 유통망이 없다. 결국 스마일게이트 스스로 유통망을 갖추지 않는 한 이번 '빅딜'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점쳐진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선데이토즈는 국내 모바일 캐주얼 소셜 게임의 최강자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애니팡2'가 '짝퉁게임'이란 오명을 얻었지만, 여전히 구글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 시장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는 게 선데이토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는 없었다. 한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던 선데이토즈가 스마일게이트와 손을 잡음으로써 해외 시장 진출의 활로개척에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필두로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팜플을 통해 각각 온라인게임과 미들코어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와 선데이토즈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지향해 온 만큼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서로 다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는 캐주얼 게임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반대로 선데이토즈는 PC 온라인게임과 미들코어 분야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이번 양사의 연합을 통해 세계적으로 검증된 스마일게이트가 가진 해외시장 공략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공유 받을 수 있게 됐다. 선데이토즈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으로, 향후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이제 글로벌 강자로 발돋움 하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대표는 “스마일게이트는 금번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모델이라 할 수 있는 선데이토즈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기 위해 그룹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국 모바일게임의 위상을 세계 속에 확고히 하는데 일조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우리는 선데이토즈가 지난 5년간 일궈온 성공신화와 경영진의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양사는 각자 분야에서의 업계 리더로서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