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하던 서병수 전 의원이 게임산업을 죽이는 손인춘법을 공동 발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전해 지스타 메인 스폰을 맡았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스타 보이콧'을 선언했던 게 불과 1년 전이다. 내부 사정은 있겠다만 이는 엔씨소프트, CJ E&M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메이저 회사들의 불참의 이유가 됐고, 지난해 지스타 열기는 예전과 못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랬던 서 후보가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 하니 게임업계도 다른 후보도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거돈 후보가 "'지스타’는 경제효과가 무려 1천 24억(부산발전연구원 2011년 조사)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보다 배 가까이 높다”며 “특히 취업과 고용인원만도 2천여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게임축제로 부산시민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로 지스타 보이콧의 빌미를 만든 서 후보를 압박했다.
2012년과 2013년 지스타의 흥행에 대한 체감은 숙박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지스타에 참석하는 국내 업체들로 인해 재작년에는 전시장 주변 숙박예약을 하기 힘들었지만, 지난해는 무난했다. 부산으로 몰리는 게임사 관계자들은 단순히 전시행사에만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행사기간 동안 식사, 교통, 회식 등을 통한 경제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부산시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부산에는 '포코팡'으로 외화벌이에 앞장선 트리노드를 비롯한 스마트폰 게임회사가 자리 잡은 곳이다. 대구에 이어 게임산업 거점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의 살림을 책임져야 할 부산시장 후보가 게임산업을 얽매는 입법 활동을 했다는 점은 심히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의원들끼리 법안 밀어주기 관행으로 모르고 악법을 공동발의 했다면, 지금이라도 앞으로 게임산업을 어떻게 대하겠다는 입장이라도 밝힐 필요가 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와 부산시는 올해까지 지스타 개최지에 대한 합의를 마쳐둔 상태다. 전시환경이 좋고, 관객 집객이 보장받는, 익숙한 부산을 게임업계도 떠나고픈 생각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병수 후보가 게임에 대한 뚜렷한 시각을 공개하지 않은 이상, 지스타를 부산에서 열 이유는 없다. 한결같이 러브콜을 보내 온 대구, 이번 정권의 수혜를 입고 있는 이곳도 좋은 후보지다.
서 후보의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을 공개하는 것이 게임업계가 지스타 개최지 선정의 최소한의 심사기준이 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묵한다면, 그러한 상태에서 시장으로 당선된다면 더 이상 지스타 부산개최는 없다는 것을 서 후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