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요목장이야기 for kakao'(이하 짜요목장이야기)를 개발한 상상디지탈은 요즘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란다. 5월 초 출시한 게임이 적잖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 지난 한 달간 '짜요목장이야기'가 안겨준 누적 매출만 4억 원이 넘는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대기업들의 마케팅 공세 속에 거둔 성과라 더욱 가치가 빛난다.
'짜요목장이야기'의 흥행 비결은 뭘까. 이상민 상상디지탈 대표는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결과라고 강조한다. 귀엽고 깜찍한 각종 동물 디자인과 '짜요목장이야기'만의 게임성이 여심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것. 실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중 70%가 여성이며, 이중 20대 젊은 여성이 90%에 육박한단다.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게임을 시작한 남성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차별화된 게임성도 한 몫 한다. '짜요목장이야기'는 손이 바쁜 SNG다. 농장을 경영하고 소나 염소를 키우는 재미는 기존 SNG와 별 차이가 없지만, 동물의 젖을 짜는 재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용자가 보유한 각종 소와 염소들을 타이밍에 맞게 터치, 동시다발적으로 젖을 짜는 재미가 무척이나 신선하다. '짜요'라는 수식어가 괜히 제목에 들어간 게 아닌 셈.
"경영 SNG(소셜네트워크게임)를 스마트폰에 맞게 최적화 시켰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터치의 묘미를 잘 덧입혀 '짜요목장이야기'가 성공하지 않았나 싶어요."
또 젖을 너무 많이 짜면 소가 죽는데, 이것이 묘한 재미 요소로 작용했다고. 인터뷰에 동석한 백만종 기획자는 개발 단계부터 말많았던 이 콘텐츠의 숨은 비화를 들려줬다.
"애정을 갖고 기른 동물들을 죽이는게 옳은지 틀린지 숱한 논쟁이 오갔어요. 고심 끝에 젖을 너무 짜거나 실수하면 동물들이 죽게 했는데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활발한 커뮤니티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가령 기르던 소가 죽었는데 어떻게 살리냐며 문의하는 이용자가 아주 많았어요. 여기에 답변해주는 이들 역시 많았고요. 여성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학교 별 이용자 커뮤니티를 구성한 학교 대항전 요소도 '짜요목장이야기'의 인기 요소다. '짜요목장이야기'에서 이용자는 출신 학교를 설정할 수 있으며 학교 당 최대 300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당초 학교당 100명씩 제한을 뒀는데, 폭발적인 이용자 유입으로 제한폭을 3배나 늘렸다.
"신선도가 좋은 우유를 판매하고 목장의 규모를 늘려나갈 때마다 자신이 속한 학교의 등급을 높일 수 있게 설계했죠. 일주일 마다 갱신되는 학교 대항전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경쟁의 재미를 전달하고자 했던 당초 의도가 통했던 것 같아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가 최근 선정한 무료 이모티콘 제공 게임에 포함된 '짜요목장이야기'는 5월 22일부터 일주일간 이모티콘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 30만 다운로드가 추가 발생할 정도로 톡톡히 덕을 봤다.
"출시 이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이같은 흥행 성과를 거둬 놀라웠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유입되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발휘된 결과인 듯 싶어요. 카카오톡이 가진 소셜 그래프의 파급력을 몸소 확인했지요."
◆내공 있는 회사…'스타'로 거듭나고파
'짜요목장이야기'를 흥행시킨 상상디지탈은 2010년 4월 설립된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다. 그동안 10종이 넘는 모바일 라인업을 선보인 내공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회사를 이끄는 이상민 대표 역시 과거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 산업에 몸담았던 마케터 출신 CEO. 일찌기 그는 자신이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 게임크루(현 오렌지크루)를 NHN(현 NHN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짜요목장이야기'까지 이 대표는 벌써 2연타석 홈런을 때린 셈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도 이미 세워뒀다. 현재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는 상상디지탈은 '짜요목장이야기'의 영어버전을 준비 중이다. 상상디지탈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RPG '헤븐스클래쉬'로 드넓은 중국 대륙을 정벌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췄다.
"동고동락한 직원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회사 가치를 키우는 데 힘쓰고 싶어요. 상상디지탈이 모바일게임 업계의 스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