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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MMORPG로 e스포츠 성공하려면

지난 주말 3주 간에 걸친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가 성황리에 마쳤다. 총 8000여 관객이 '블소' 비무제 관람을 위해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을 찾았다. 대회 얼굴을 자처한 '임'(임요환)과 '콩'(홍진호) 역시 남다른 '블소' 실력을 뽐내며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이 자리에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올 하반기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화를 추진하겠다며 전세계 최강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3' 등 해외 게임이 득세하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우수한 국산 게임이 e스포츠를 추진한다면 이용자 확대는 물론 게임 문화로도 발전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잖은 진입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우려도 물론 공존한다.

사실 '블소'와 같은 MMORPG를 e스포츠화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MMORPG 장르 특성상 들인 시간과 노력에 따라 이용자간 장비 격차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공정한 실력 대결을 펼쳐야 하는 e스포츠 특성상 이는 반드시 선결해야할 과제다. 장비 탓을 할 수 없으면서 캐릭터 성능을 극대화 할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 '블소'는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 '임진록' 우승자인 '솬사샛별' 이상준은 '블소' e스포츠화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밸런스에 아직 문제가 많다"는 답변을 했다.

보는 재미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도 '블소'의 주요 과제다. '블소'의 PvP에 빠삭하고 각 직업별 주요 기술을 모두 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블소' 비무제가 더없이 재밌고 즐거운 경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이들에게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블소' PvP의 참맛을 알리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문제다. 적어도 누가 공격을 했는지 정도는 파악이 되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런면에서 '블소'는 아직 불친절한 편이다.

실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서비스하는 블리자드코리아는 앞서 게임의 3대3 투기장을 활용한 '더네임드' 경기를 2008년 추진한 바 있다. 1대1 경기를 펼친 '블소'와 달리 이 경기는 각 팀 3명씩 총 6명이 좁은 맵에서 사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당시 방송을 중계하던 캐스터들조차 경기 진행을 종종 놓칠만큼 수많은 기술들이 쏟아졌다. 3대3 투기장을 주로 즐기던 게이머들이야 '더네임드' 경기는 즐거운 축제였겠지만 그외의 이들에겐 정신사나운 한판이었을 뿐이다.

그나마 '블소'는 1대1 경기라 이보다는 덜하겠지만 여전히 빠른 템포로 전개되는 전투 속도는 쉽사리 따라가기 힘들다. 캐릭터들이 특정 기술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3D 이펙트를 강화하는 등 추가적인 개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몇 가지 요소만 해결한다면 분명 '블소'는 재밌는 e스포츠 경기로 거듭날 가능성이 많다. 대전액션게임을 보는 듯한 멋진 연출과 공중콤보는 분명 '블소'를 잘 모르는 이들도 열광시킬 만한 흥행 코드다. 실제 14일 열린 '임진록' 결승 1차전에서 '솬사샛별' 이상준과 '미야모토무왕' 김창현이 벌인 1차전은 손에 땀을 쥐게할 명경기였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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