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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텐센트가 공개한 중국 시장 공략법

지난 19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텐센트 모바일게임 설명회에는 줄잡아 600명은 넘어보이는 모바일게임 관계자들이 모였다. 현지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에 쏠린 관심의 크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텐센트 마스코트인 펭귄 인형들이 행사장 입구부터 늘어서 있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장장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는 '자뻑' 반, '정보' 반으로 채워졌다는 판단이다. 텐센트가 국내외 게임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너무나 유명한 만큼 텐센트의 '자뻑'을 굳이 더 언급할 필요는 없겠고,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접한 중국 모바일 시장의 의미있는 '정보'들을 복기해 봤다.

먼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다. 텐센트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36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 3조6600억 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13년 14억7000 달러(약 1조5000억 원) 규모였던 것이 1년 새 2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모바일게임 이용자도 연말 4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남한 전체 인구(약 4900만 명)의 8배에 근접한 규모다.

단, 중국의 평균 소득률은 한국의 2/3 정도 수준으로 구매력이 낮아, 최대한 많은 이들을 게임에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이다. 텐센트의 경우 캐주얼게임을 통한 이용자층 확대에 주력해 게임에 돈을 쓰는 이용자층 비율을 최대 4%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남성 이용자 비율이 한국(60% 미만)보다 높은 60% 이상을 상회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돌려 말하면 여성 이용자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30세 미만 젊은 이용자 비중이 80%에 육박한다는 점도 체크할만한 숫자다.

스마트폰에 설치되는 모바일게임 평균 숫자는 3개며, 10개 이상 게임을 설치해 즐기는 이용자도 꽤 된다고 한다. 이는 중국 이용자들이 늘 색다른 게임을 원하는 기회의 장이자, 쉽게 게임에 싫증을 내는 위험 요소가 공존한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이 과실을 맛볼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중국에는 5000개가 넘는 개발사가 있으며 매달 1000개 가량의 게임이 출시된다. 이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혁신'있는 게임 개발이 필수다.

텐센트게임즈 보왕 부사장이 전한 '족보'에 따르면 지난 해 카드게임 위주로 성장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올해 카드게임 외에도 RPG, 액션이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 경영, 미스테리 장르의 게임도 텐센트의 출시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켈리스 박 부사장 역시 액션과 시뮬레이션 전략, RPG 등을 '노다지' 장르로 꼽았다. 즉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장르 다변화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일어난다는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기기 상황도 필수적으로 체크해야할 요소다. 한국에서 '갤럭시S3'는 이미 구형폰이 된지 오래지만 중국에서는 이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4G LTE는 커녕 3G 데이터 요금제 이하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태반이라는 얘기다. 3년 전 한국이 딱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때문에 최적화를 통해 게임 용량을 150MB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산 게임이라는 프리미엄이 여전히 중국에서 유효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실제 텐센트를 통해 현지 출시한 '몬스터 길들이기'의 경우 서비스 9일 만에 369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앱스토어 매출 순위도 10위 권을 꾸준히 수성하고 있다. 켈리스 박 텐센트게임즈 부사장 역시 일주일에 한 개씩 한국 모바일게임을 론칭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추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게임의 경우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국산 게임이 선구자 역할을 했지만, 아직까지 모바일게임에서는 이같은 흥행작이 발굴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루라도 빨리 중국서 한국 모바일게임이 넘버원 인기를 차지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해 본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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