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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문화재단, 이대로는 안 된다

“게임인재단은 알겠는데, 게임문화재단이요? 뭐 하는 곳이죠?”

사석에서 만난 게임업계 종사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런 질문에 순간 당황했다. 당시 ‘게임산업 위상에 대한 게임업체의 역할’이란 주제가 나왔는데 ‘게임문화재단이 바로 서야 한다’는 기자의 말에 시쳇말로 ‘뭥미’라는 반응이 온 것이다.

‘게임문화재단은 이런 곳이다’는 설명을 하려는 찰라, 최근 이 단체가 뭘 하고 있는지 기자 역시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단체명 그대로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해 설립된 이 단체가 최근 뭘 하고 있는지 보도자료 받아 본 기억이 까마득하기 때문이다.

다음날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더 놀랬다. 2012년 이후 게임문화재단의 활동과 관련된 직접적인 보도자료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재단이 후원한 병원이 연구소를 개소했다거나, 문화부가 시행 중인 ‘게임시간 선택제’에 대한 홍보자료로 공백을 채웠다. 사실상 ‘개업휴점’ 상태다.

사정을 알아보니, 기부금이 줄어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홍보 대행사라도 운영할 수 있었던 2012년 기부금은 22.5억 원인데 반해, 이듬해는 5억 원 대로 기부금이 대폭 줄었다. 재단은 국고를 받아 게임과몰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병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사용하는 비용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재단이 이렇게 된 것을 놓고 기부금을 내지 않는 게임업체만을 탓할 순 없다. 재단이 만들어진 2010년 32.5억 원, 2011년 51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부작용을 최소화 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업계 내의 공감대와 정치권, 정부의 요구에 기부금을 출원했다.

하지만 게임문화재단이 설립된 지 5여 년이 지난 지금, 성과가 무엇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의학적·학술적 연구가 이 기간에 어떤 성과를 내기 힘들지는 모르나, 신의진 의원과 같은 게임에 대한 병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서 이렇다 할 반박 역시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게임업체들이 기부금을 내지 않는 이유는 게임문화재단의 역할론에 대한 회의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큰 기업들은 각자가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재단을 만들었고, 게임인재단 같은 민간단체가 열심히 활동도 하면서 실질적인 도움도 주면서 게임문화재단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2달 뒤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유명무실해진 게임문화재단을 선뜻 맡겠다는 인물이 나올지 걱정된다. 이대로 게임문화재단을 운영할 수도 없고, 운영해서도 안 된다. 게임과몰입 전문상담 업무는 게임산업협회(K-IDEA)에 맡기고, 민간심의만 분리하는 발전적 해체도 고민해야 봐야 할 시점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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