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벤처거품이 사라진 2000년대 후반, 게임산업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고 벤처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데브의 매출비중은 '쿠키런'이 약 98%를 차지하고 있고, 매출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더 심각하다. 이미 미국, 일본, 대만, 태국 등 해외 성적은 꼬꾸라지고 있다. '쿠키런' 매출 하나에만 의존한 상황에서 상장 이후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짧은 시간 대박을 터트리기도 하고, 잘 나가다가도 일순간 망하는 것이 게임산업이다. 우리는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이를 지켜봐 왔다. 1990년대 세계를 호령하던 세계적인 개발사, 웨스트우드가 해체되고 닌텐도가 곤두박질 치는 것을 봤다. '뮤'의 성공신화로 게임회사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한 웹젠이 결국 나스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쓸쓸한 모습도 기억한다. 단일 매출이란 이유로 번번히 코스닥 입성이 좌절된 윈디소프트의 예도 있지 않는가.
데브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후속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것이다. 후속작도 전작만큼이나 흥행하면 좋겠다만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우려가 되는 것이 비록 우회이긴 하지만 먼저 코스닥 무대를 밟은 선데이토즈의 수순을 밟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상장 이후 선데이토즈가 한 일은 한국 게임사에 치욕으로 남겨질 '카피캣'을 후속작으로 내놓은 것이다. 아이디어로 승부해 왔던 개발사의 패기는 내팽개치고 주가부양, 매출 등의 상업적인 이유 앞에 타협해야만 했다. 이정웅 대표와 주요 주주들은 돈방석에 앉았지만 한국 게임에 대한 자부심은 금이 갔고, 동료 개발자들은 실의에 빠졌다.
데브 역시 선데이토즈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쉽고 편한 길이고 당장 돈이 되는 길이 눈 앞에 있고, 투자자들 눈치가 보이는데 소신을 지켜 개발을 계속 할 수 있겠는가. '모바일 게임판은 이래'라는 정서를 내세우며 자기 합리화를 하며, 비난의 목소리는 모른 채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비록 같은 한게임 출신이지만 이지훈 대표가 보여준 게임에 대한 진솔한 태도와 열정을 믿어본다. '걱정반 기대반', 데브의 상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혼재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고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회사를 만들기를 바래본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