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신형 스마트폰을 공짜 혹은 싼 값에 샀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새 스마트폰 구입에 부담을 느껴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리려 해도, 이를 노린 판매자들 때문에 중고기기 가격 폭등까지 우려된다.
단통법 시행 취지는 스마트폰 출고가를 투명화시켜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고, 보조금을 통한 고객 차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지급한 휴대폰 보조금을 공시할 때 보조금에 포함된 휴대폰 제조업체 장려금과 통신사 지원금을 구분해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 도입이 무산되면서 시행 취지도 빛이 바랬다. 좋은 취지로 도입된 법안에 소비자들만 등골이 휘게 된 셈이다.
게임 업계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29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밸브의 스팀 게임들 중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맞는 말이다.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민간등급분류기관인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또 등급분류는 게임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이뤄진다. 등급분류 취지는 분명 좋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기준이 애매하다. 밸브가 운영하는 스팀은 일단 서버가 해외에 있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한글화된 게임들도 유통사를 통한 정식 출시가 아니다. 페이지도 단순히 한글화만 제공할 뿐이며 결제는 달러로 한다.
게임위가 밸브 측에 등급분류 요청을 했다가 혹시나 밸브가 한국 측 서비스를 차단할까봐 이용자들은 노심초사다. 최근 페이스북이 게임위의 등급분류 요청에 자사의 서비스 게임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 공용되며, 글로벌 서비스업체라는 이유로 자체등급분류 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소년등급 게임들까지 서비스를 중단해버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애꿎은 이용자들만 복장이 터진다.
국내 게임사들은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수 시장이 위축된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가 상당히 좁아진 상태다. 이제 게임 이용자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래저래 이용자들만 애달프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