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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잘 버틴 그대에게 박수를

2014년도 곧 끝이다. 올해가 저무는 것이 아쉬운 이도 있을 것이고, 새해가 빨리 오길 바라는 이도 있을 것이다. 2014년 게임업계는 참 일이 많았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버텼고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있다. 다사다난, 언제가 올해를 되돌아 볼 때, 꼭 이 말을 하고 싶다.

해를 넘겨 게임에 대한 탄압은 계속됐다.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원죄가 되어, 비용을 내거나(손인춘법) 중독자는 만드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치부됐다(4대 중독법). 일방적인 청문회가 열리는 것을 보며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얼마나 마음 졸였던가.

‘자녀의 교육은 가정에 맡기자’는 대전제서 시작된 셧다운제 헌법소원은 결국 합헌으로 판결났다. 그냥 그 뿐, 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아이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에게는 공부가 중요하다’는 불변의 원칙만 확인했을 뿐이다. 비용을 들여 이미 셧다운제를 진행 중이거나, 청소년 서비스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이 정책과 관계없는 모바일로 전환하거나. 게임업계는 이미 유례없는 규제에 항복한 상태였으니까. 그래도 상실감은 어쩔 수 없었지만.

아이들을 넘어 성인들의 놀이도 규제의 대상이 됐다. 문제는 ‘환전’을 잡자였는데, 결과적으로는 게임사를 잡아버렸다. NHN엔터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네오위즈게임즈는 허덕였다.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냈지만 이미 이용자들은 떠났다. 그들과 함께 10년을 고포류 게임사업에 종사한 이들도 직장을 떠났다.

1인 개발자도 성공할 수 있다던 오픈마켓은 웬만한 마케팅 비용 없이는 성공은 꿈도 꿀 수 없는 삭막한 곳이 됐다. 굳이 한국인을 채용하지 않아도, 공중파 마케팅만 하면 그 이상을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입증됐다. 적은 돈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은 옛말이다. 공중파에 이름 한번이라도 알리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도 없다. 그렇게 하루에 몇 개의 게임이 나왔고 또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은 게임 만들었단 이유로 삥을 뜯겨야 하는 상황도, 게임업계 종사자가 마약쟁이로 치부되는 일은 생기지 않고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됐다. 고포류로 생긴 손실은 다른 게임으로 그나마 메울 수 있는 방법도 보인다.

돈이 없다면 일단 세계 각국에서 통할 수 있는 ‘원빌드’를 만드는 것이 답이라는 것도 배웠다. ‘클래시오브클랜’은 밉지만, 그들의 방법을 막 모바일 게임이 태동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 써먹을 수 있겠다는 것도 알았다. 다신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게임벤처의 상장도 지켜봤다. 정부도 이제야 나서서 지원을 하겠다며 ‘피카소’를 들먹이니 이것도 지켜볼 일이다.

‘미생’ 장그래에게 바둑이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이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게임은 게임이지 않는가. 그렇게 좌절했고,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버텨낸 수 많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응원한다. 파이팅,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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