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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의 본질을 찾아서

세상 좋아졌다. '자동 전투' 버튼 하나만 누르면 캐릭터가 알아서 이동하고, 몬스터와 싸운다. 전장에서는 가만히 지켜만 봐도 레벨업이 된다. 국내 모바일게임들 얘기다.

처음엔 자동 전투 시스템이 참 편했다. 조작이 서툴거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도 플레이하는 데 지장이 없다. 또 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몬스터길들이기' 흥행 이후 자동 시스템은 모바일게임 흥행요소 한켠에 조용히 자리잡았고, 이제는 모바일 RPG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올해 출시된 모바일 RPG는 웬만하면 자동 전투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그런데 점점 이걸 게임이라고 봐야 하는지 의문이다. 전투 전에 자신의 캐릭터에 장비만 맞추면 된다. 그리고 전장에 들어가 싸우는 걸 지켜본다. 물론 자동 전투를 켜도 초반에는 자신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을 보는 맛이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완숙기에 접어들면 일명 '노가다'를 편하게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게임에 있어서 '보는 맛'과 '하는 맛'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조작의 재미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을 모바일게임에서는 크게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손맛은 커녕 점점 더 쉬운 게임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만 같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이용자가 스스로 자동 전투 모드를 켜고 끄게 해놨지만, 있으면 쓰기 마련이다. 자동 전투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탓이다. 편리함이 주는 폐해는 이어진다. 오죽하면 최근 출시된 모 게임에는 '자동 클리어' 시스템이 들어갔다. 아예 빠르게 전투 결과값만 얻는 것이다.

물론 게임을 즐기면서 즐거움을 얻는 기준은 이용자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또 시대가 변하고 그 만큼 기술도 발달했다. 자동 전투 시스템은 어찌보면 획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달에도 수십가지 모바일게임이 쏟아진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의 게임들이 천편일률적인 자동 게임이라면 그 누구도 달갑진 않을 것이다.

게임의 본질은 잊지 말자는 것이다. 개발자도, 이용자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게임은 게임다워야 게임이지 않을까.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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