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졌다시피, 모바일게임산업협회는 과거에도 있었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의 전신인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7년 3기 협회를 출범하면서 모바일게임산업협회를 흡수 통합했다. 당시 협회장은 권준모 현 4:33 이사회 의장으로 엔텔리전트를 넥슨에 매각하고 넥슨 대표이사까지 겸한 인물. 당시 모바일 시장이 피처폰 중심이어서 기반이 약했고, 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게임협회로 끌어 안은 것이다.
협회 이사사 대부분이 온라인게임사업을 펼치던 메이저 회사들이었고 온라인게임도 청소년, 사행성 등 사안에 따른 이해관계가 첨예해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것을 잘 안다. 협회 자체의 구속력과 구심력이 약했고, 모바일 회원사를 위해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늘 뒤쳐져 있던 모바일게임산업이 스마트폰 시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커진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온라인게임 보다 글로벌 시장 진입장벽도 낮고, 오픈마켓과 카카오 수수료, 인앱결제 제한 등 이슈도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협회(K-IDEA)에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모바일게임협회의 설립 배경 중 큰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리 독립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게임산업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였다. 정부와 국회가 게임을 옥죄고 그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왔다. 모바일게임이 비교적 규제로부터 자유로웠지만, 커진 산업규모에 비례해 책임을 요구 받을 때도 가까워졌다. 모바일게임이 못마땅한 부모, 시민단체의 여론에 떠밀린 정부가 작정하고 모바일게임에도 셧다운제를 적용시킨다는, 끔찍한 상상을 해보자. 새로 생겨난 협회가 대정부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물론 K-IDEA도 대정부 외교에 실패했기에 지금 셧다운제가 적용 중이다. 모바일 협회가 잘 할 수도 있고, K-IDEA도 당연 지원을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정부 교섭창구는 단일화 되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단체를 결성하는 것은 좋다. 단체 결성에는 뚜렷한 목적과 취지가 있어야 하지만, 힘을 분산시키는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 K-IDEA의 주요 이사사들도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별도의 협단체를 만드는 것 보다 기존 K-IDEA 내부의 모바일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메이저들만을 위한 협회'라는 비판을 하기 앞서, 스스로 이사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지금은 전문성을 살릴 것이 아니라, 있는 힘이라도 더 모으고 강화해야 할 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면서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모바일서비스협회가 출범한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2년이 지났지만 이름뿐인 이 협회가 뭘 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는 거 한번쯤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