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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안정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큰 회사의 대표를 맡다 새롭게 창업을 한다는 것은, 범인(凡人)은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웬만한 도전 정신과 신념이 없다면 말이다.

웹젠모바일 대표를 역임했던 김태훈 룰메이커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울타리를 박차고 나왔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건만, 확고한 신념을 가진 김태훈 대표에겐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룰메이커는 지난해 7월부터 신작 개발에 몰두해 왔고, 이제 그 결과물인 '우주정복'이 곧 껍질을 깨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게임으로 이용자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김태훈 대표를 만났다.

◆스타트업에게도 기회는 있다

1997년 EBS PD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김태훈 대표는 2000년 네이버로 직장을 옮겼다. 방송 일도 재미있었지만 좀 더 도전적이고, 다이나믹한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이야 국내에서 네이버가 1등 포털이지만 당시만 해도 야후, 라이코스 등을 따라가는 후발주자였다. 네이버의 점유율을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까, 김태훈 대표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거리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2002년, 네이버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태훈 대표가 NHN 한게임 퍼블리싱팀장을 맡으면서 게임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사실 김태훈 대표는 게임을 좋아했다. EBS에서 PD로 재직하던 시절, 김태훈 대표는 사내에 '스타크래프트'를 전파한 장본인이다. 또 한국에 들어오지도 않은 '다크에이지오브카멜롯'도 참 열심히 했다.

"한게임 쪽에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내 인재 공모를 했어요. 워낙 게임을 좋아했고, 다양한 게임을 했기 때문에 게임에 조예가 깊은 양 지원을 했죠(웃음)."

NHN 게임스 사업총괄 실장까지 지낸 김태훈 대표는 2008년 웹젠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후 2012년 웹젠모바일 대표에 오른 김태훈 대표는 2014년 7월 회사를 나와 룰메이커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웹젠에서 여러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하지만 큰 회사와 작은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작은 회사의 일이었죠. 룰메이커 설립도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룰메이커는 전체 직원 14명의 작은 모바일게임 개발사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대형 게임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김태훈 대표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까지 신생 회사들에게 기회가 완전히 닫혀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온라인 게임 시장도 엔씨, 넥슨 등 큰 업체들이 잡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어디선가 새로운 회사가 나와 자리를 잡았잖아요. 온라인에 비해 모바일은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지만 아직까지 시멘트 바닥처럼 완전히 굳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정복'으로 모바일게임 시장도 '정복'

김태훈 대표가 창업을 한 후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어떤 RPG를 만드냐'였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RPG 장르가 가장 인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훈 대표는 RPG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RPG가 너무 많고, 그러다보니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이다.

모바일RPG가 점차 고도화 되면서 개발 풍토도 완전히 변했다. 과거 10명이 모여 금방 하나의 모바일 RPG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30~50명의 개발진이 1년 넘게 만들어야 때깔 좋은 RPG가 나온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고비용 구조가 된 것이다.

김태훈 대표는 비용 및 기간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시장성이 있는 장르를 고민했다. 그리고 독특함에서 포인트를 찾으면서 강화, 성장, 상성관계 등 RPG 요소도 녹여내고자 했다. 그렇게 개발을 시작한 게임이 바로 '우주정복'이다.

[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탑뷰 시점, SF 배경의 '우주정복'은 '스타크래프트'의 향수가 느껴지는 모바일 슈팅 액션 장르다. 마린, 파이어뱃, 시즈탱크 등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연상케 하는, 그런 느낌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게임이다.

"비행 슈팅 게임을 보면 적들은 많은데 나는 하나인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우주정복'은 주인공 외에도 인간형, 로봇형, 비행형 등 다양한 유닛들을 5개 분대로 구성, 함께 전투를 펼치게 됩니다. 또 각 스테이지별로 등장하는 적에 따라 전략적으로 분대를 구성해야 하는 묘미도 있죠."

'우주정복'은 유닛 종류만 100여종에 달한다. 모바일 화면 속에서 대규모 부대 전투가 꽉 차게 이뤄진다. 적을 섬멸하거나 상대 기지를 점령하고, 보스를 처치하고, 내 기지를 방어하는 등 다양한 모드도 준비돼 있다. 어느 정도 캠페인 콘텐츠가 소비되고 이용자들이 '우주정복'에 익숙해 지면 PVP 콘텐츠도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사회 공헌도 남다르게

김태훈 대표는 룰메이커를 설립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또하나는 사회 공헌이다. 첫 번째는 곧바로 고개가 끄덕여졌으나, 두 번째는 의아했다. 아직 게임도 나오지 않았고, 수익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공헌이라니.

하지만 김태훈 대표의 다음 말을 듣고는 자연스레 수긍이 됐다. 룰메이커가 대형 게임업체가 되거나, 김태훈 대표 스스로 부자가 되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을 때 의미 있는 사회 공헌을 하자는 것.

[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김태훈 대표는 '우주정복'을 즐기는 이용자들 중 두 명을 뽑아 '우주여행'을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그 두 명은 자신이 원할 경우 룰메이커 입사도 가능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벤트, 아니 사회 공헌 활동이다.

"기업의 사회에 대한 책임, 즉 가장 큰 사회 공헌은 고용 창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우주를 보고 온 사람은 단 한 명 밖에 없잖아요. 우주여행을 다녀온 두 분은 둘도 없는 경험을 한 셈이고, 우리는 그 경험을 얻어오는 거죠. 분명 회사 분위기나 문화, 차기작에도 큰 기여를 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 놀라운 얘기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김태훈 대표와 한주석 부사장이 머리를 맞댄 후 나왔다. 게임을 성공시키고, 부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룰메이커가 사회에 공헌을 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 한주석 부사장이 우주여행을 건의했고, 김태훈 대표도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한 것이다.

김태훈 대표가 말하는 우주여행은 미국 우주여행 회사 월드뷰가 준비 중인 열기구를 이용해 성층권까지 올라가 우주를 구경하는 상품이다. 현재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이며, 2016년에는 현실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룰메이커가 나아갈 길

김태훈 대표는 '우주정복' 이후에도 SF 배경이라던가, 슈팅형 RPG 요소를 계속 가져갈 생각이다.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것이다. 만약 SF 배경에 한계가 보인다면 판타지나 밀리터리로 바꿀 의향도 있다.

어쨌든 김태훈 대표는 '우주정복'의 게임성, 방향성은 계속 파보고 싶다. 마치 FPS 전문 개발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 전혀 다른 종류의 게임도 기획 단계에 있다. 룰메이커만의 색깔이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색다른 장르의 게임을 기획하고 있어요. 남들이 보면 병적으로 '다름'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어쨌든 좋은 게임으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인터뷰] 룰메이커 김태훈 대표 "'우주정복'으로 즐거움 전파"

좋은 게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게 한다? 그 전에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좋은 게임이 나온다는 게 김태훈 대표의 생각이다.

"출근이 행복한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직원들의 정서, 정신, 재교육, 육성 쪽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 거죠. 앞으로 룰메이커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좋은 게임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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