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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레이븐'의 1위가 반가운 이유

확률형 아이템 개정안 이슈로 뒤숭숭했던 게임업계에 오랜만에 낭보가 들려왔다.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 with NAVER'(이하 레이븐)이 구글-애플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석권했다는 소식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3년째 1위를 수성하고 있고, 모바일게임 시장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마케팅으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이 약 6개월 간 선두를 고수했다. 그 동안 숱한 국산 게임들이 이들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시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븐'은 출시 전부터 2015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레이븐'을 두고 '클래시오브클랜'을 잡을 만한 게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2월 실시한 비공개 테스트에서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혹평도 잇따랐다. 액션을 강조한 게임에서 타격감이 부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넷마블은 출시를 늦췄다. 2월 출시 예정이었던 '레이븐'은 3월 하고도 12일이 지나서야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그만큼 게임의 완성도는 훨씬 높아졌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이를 뒷받침한다.

출시 이틀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레이븐'은 닷새째에는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최고 DAU도 5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출시된 게임들 중 독보적인 기록이다.

올초 업계는 외산게임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관측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오스트크로니클'이나 'COA', '태극팬더' 등의 중국게임들의 안방 시간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그래픽이나 게임성도 한국게임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다. 킹의 '캔디크러쉬소다'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민기적'의 한국 버전인 '뮤: 오리진'이나 '천룡팔부', '마스터탱커2' 등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게임들이 속속 안방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이븐'의 왕좌 등극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누구도 넘지 못할 것 같았던 '클래시오브클랜'의 아성을 순수 국내 개발력이 집약된 '레이븐'이 출시 6일만에 넘어섰다. 국산게임의 자존심을 살린 것이다.

모바일게임 플랫폼 강자 카카오가 아닌 네이버와의 마케팅 제휴라는, 색다른 시도와 더불어 출시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것. 외산게임에게 빼앗긴 안방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넷마블의 강한 의지도 느껴진다.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한 것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 석권이라는 타이틀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힘이 됐으면 됐지 해가 되진 않을 것이다.


[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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