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부터 올해 첫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 대회인 토너먼트 코리아 시즌1을 시작했다. 올 연말 예정돼 있는 글로벌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를 뽑는 대회인 만큼 그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현장에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치어풀은 물론 대형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블소' 전문 e스포츠팀도 만들어졌고, 한중 최강전 우승자 이재성은 이번 시즌 '다크 울브즈'라는 팀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 유료 좌석제도 매회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2014년 4월 처음으로 방송 대회를 진행했던 '블소' e스포츠는 1년 만에 자리를 제대로 잡은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다양한 '블소' 대회를 진행하면서 MMORPG도 e스포츠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지스타 2014 현장에서 진행된 비무제 결승과 한중 최강전에는 2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그럼에도 e스포츠 종목으로서는 새내기인 만큼 '블소'가 가야할 길은 멀다. '블소' e스포츠가 보다 성공하려면 대회를 통해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로 하여금 게임을 하게 만들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블소' 경기를 보러 오게 만들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블소 토너먼트 코리아 시즌1'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상 쿠폰을 비롯해 다양한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는 '응원 주화'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게임을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전혀 필요가 없다. '블소'를 하지 않는 이용자들도 만족할 만한 현장 이벤트나 경품을 지원한다면 관람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직접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산업군과의 제휴도 좋은 방법이다. 넥슨의 경우 '피파온라인3' 리그를 진행하면서 아디다스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 리그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아디다스 상품을 제공했고, 결승전에는 관람객 전원에게 아디다스 가방을 지급하는 통큰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상하의를 아디다스 브랜드로 치장하고 오는 사람에게는 추가로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스타 플레이어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블소 토너먼트 코리아 시즌1'은 경기 전 선수들의 사전 인터뷰 영상이 짧막하게 나오긴 하나 이를 통해 선수의 매력을 알리긴 어렵다. 이번 대회에 현장 방송 인터뷰가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재성이나 김신겸 등 '블소' 선수 중 달변가들은 생각보다 많다. 또 여심을 흔들만한 뛰어난 외모나 누나 팬들의 마음을 자극할 만한 곱상한 외모의 선수들도 눈에 띈다. 승자 인터뷰 하나로 '블소' e스포츠 방송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장 경품을 타기 위해서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서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경기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게임의 매력에 빠진다. '블소' e스포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 이상적인 그림이다.
야구 쪽으로 잠시 눈을 돌려 엔씨소프트의 NC 다이노스 운영을 보면 그 감각은 상당히 탁월하다. 내야석 1600여석을 테이블석으로 개조해 가족 단위 관람객 유치 증대를 이끌었고, 다이노스를 상징하는 응원 막대와 다용도 담요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선수들이 기록을 달성할 때마다 이를 기념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구단버스 좌석을 그대로 옮겨놓은 관중석을 비롯해 매트리스 위에 누워 야구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시도로 팬들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이끌고 있다.
만약 엔씨소프트가 '블소' e스포츠를 단순한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하는 게 아닌, 점차 발전시켜 나가면서 장수 e스포츠 종목으로 만들 생각이라면 좀 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NC 다이노스를 운영하는 것 처럼 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