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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다음카카오 억울할 만 하다

다음카카오가 인터넷 포털 ‘다음’에 ‘오피셜 댓글’을 허용키로 22일 발표했다. 정부나 기업이 해당 기사에 대해 직접 반론이나 해명을 할 수 있도록 뉴스 화면에 공식 댓글란을 만들어 보여주는 게 ‘오피셜 댓글’이다. 뉴스 소비에 1등 통로인 네이버는 ‘좀 더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발표가 있기 일주일 전 국세청은 다음카카오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50여명의 조사요원이 투입됐다. 탈세, 탈루 등 불법적인 일이 있다면 당연 세무조사를 벌이는 게 맞지만 시기가 참 애매하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도 억울한지 자신의 SNS를 통해 “뭔가 잘못한 게 있으면 당연히 조사받고 세금을 내야겠지만..왜 다음, 다음카카오 세무조사는 광우병 첫 보도 25일 후, 세월호 사건 10일 후, 그리고 그게 마무리 된지 1년도 안되어서 메르스 발병 26일 후에 실시할까..”라며 글을 남겼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계 장부에 영수증 하나하나 다 제출해야 하는 세무조사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그 때문인지 그 동안 정치적인 목적으로 세무조사가 악용돼 온 것도 사실이다. 다음카카오는 2013년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음에도 2년 연속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니 순수한 목적의 세무조사로 보기에는 의아한 부분이 많다.

이번 세무조사를 보노라면 지난해 10월 열렸던 다음카카오 기자회견이 오버랩 된다. 국민들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놔두고 생소한 러시아산 ‘텔레그램’으로 이주하게 만든 카카오톡 감청 사건이 그것이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된다면 대표인 제가 벌을 받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었다. 정치권에서의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그때부터 정권에 찍힌(?) 다음카카오가 올해도 어김없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세무조사 결과가 네이버도 주저하는 ‘오피셜 댓글’ 허용 발표를 앞서 하게 된 배경이라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뉴스가 유통되는 미디어 다음은 네이버에 비해 진보적인 독자층이 많고, 편집도 메이저 기업이나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의 비중이 높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때론 담론을 형성하는 다음아고라가 정부 입장에선 편치 않은 것이 분명하다.

‘오피셜 댓글’ 허용이 다음측 설명대로 정부와 기업의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인터넷 뉴스 소비가 많아지면서 정정이나 반론보도를 하더라도 묻히기 쉬우니, 좋게 생각해서 해당 기사에 댓글로 반론권을 보장한다고 좋게 봐 줄 수도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다음카카오란 회사는 단순히 뉴스를 유통하는 채널이 아니라 한국의 IT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탄생한 회사고 각종 기술로 국민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현 정권에서 말하는 창조경제의 모범이 될만한 기업이란 뜻이다. 툭하면 규제하고 세무조사 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혁신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한 세무조사였는지, 정부의 세무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볼 것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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