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산 AOS 게임 중에도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4년 가까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이 있다. 바로 '카오스온라인'이다.
세시소프트가 서비스하고 네오액트가 개발한 '카오스온라인'은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인 '카오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하지만 꾸준히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게임성을 개선해 왔고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전장의발큐리아' 등 타 콘텐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신규 캐릭터로 점점 '카오스온라인'만의 색깔을 찾아갔다.
'카오스온라인'은 최근 신규 맵 '운명의 협곡'을 추가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7월에는 넥슨 '마비노기영웅전'(이하 마영전)의 이비, 서큐버스 퀸을 선보이는 등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오액트의 정극민 PD와 세시스포트 하창효 사업팀장을 만나 앞으로의 '카오스온라인'에 대해 들어봤다.
◆색다른 재미, 끊임없이 고민
최근 '카오스온라인'에는 신규 맵 '운명의 협곡'이 업데이트 됐다. 상대 진영의 깃발 을 뺏을 때 마다 경험치, 금화를 얻어 상대와 격차를 벌려나가는 이 맵이 추가된 후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장기 휴면 이용자 복귀율이 85%에 이르고, '운명의 협곡' 오픈 시간대에 동시접속자수가 12% 증가한 것.
이 같은 신규 맵 개발 배경에는 이용자들이 새로운 맵에서 게임을 하고 싶다는 니즈가 있었다. AOS 게임의 경우 대부분 하나의 맵에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되는 방식이지만 , 정극민 PD는 신규 맵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주고자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운명의 협곡'이다.
"FPS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다양한 게임에서 활용된 깃발 뺏기 모드를 AOS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태고의 밀림'과 동일한 밸런스를 지키면서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운명의 협곡'은 게임이 매판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업데이트 다. '태고의 밀림'의 대괴수나 '운명의 협곡'의 깃발을 통해 전투가 더 자주 유발되고 , 그러면서 게임이 좀 더 다이내믹하게 진행되는 것.
신규 맵을 운영하면서 네오액트와 세시소프트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밸런스 부분은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 비행형이나 장거리 이동 기술을 가진 캐릭터들에게 패널티를 주면서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고, 좀 더 라이트한 재미를 주기 위한 방향성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운명의 협곡' 같은 색다른 방식을 가진 맵을 얼마나 더 추가할 것인지는 중 요하지 않아요.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죠. 게임이 정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색다른 재미를 계속 추구하고 고민할 겁니다."
◆넥슨과의 콜라보, 그 시작
'카오스온라인'에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바로 '마비노기영웅전'(이하 마영전)의 이비와 서큐버스 퀸이 '카오스온라인'에 참전하는 것. 세시소프트는 올해 넥슨과의 협 업을 강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까지 얘기가 진행됐고 넥슨 측에서 '마영전'의 이비와 서큐버스 퀸을 추천했다.
정극민 PD는 두 캐릭터를 '카오스온라인'에 가져오면서 기존 '마영전' 이용자들도 충 분히 고개를 끄덕일만한 핵심적인 특징을 뽑아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캐 릭터 영상을 수십번 반복해서 보고, 커뮤니티도 지속적으로 살폈다. 최대한 캐릭터의 개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동시에 '카오스온라인' 세계에 녹이는 작업에 공을 들인 것 이다.
"'마영전'을 열심히 하는 분께 물어보니 서큐버스 퀸은 '정기 흡수'와 부위 파괴만 있 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이비는 애를 좀 먹었어요. 스킬이 정말 많잖아요. '마 영전'을 좋아하는 분들이 '카오스온라인'에서도 이비를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가장 대표적인 스킬을 뽑았어요."
정극민 PD의 말대로 서큐버스 퀸은 '마영전'의 부위 파괴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 일정 이상 피해를 받으면 옷이 찢어지면서 서큐버스 퀸의 늘씬한 몸매가 드러난다. 이는 ' 카오스온라인'에서도 최초의 시도다.
"처음 이걸 적용하면서 어그로가 너무 쏠리는 게 아닐까 걱정을 했어요(웃음). 앞으로 도 이런 콘셉트가 어울리는 캐릭터는 신규든 콜라보든 재미있게 활용해 볼만한 요소라 고 봐요."
◆'카오스온라인' e스포츠, 점점 더 키운다
지난 4월 시작한 '카오스온라인 마스터즈 리그'가 어느새 결승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넥슨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이번 결승전은 '카오스온라인' e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스포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이번 대회는 넥슨의 후원을 받았어요. 덕분에 무리없이 잘 진행이 됐고, 호응도 좋았 지요. 다만 메르스 사태로 결승전이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너무 아쉬워요. 오랜 만에 '카오스온라인' 이용자들과 오프라인에서 파티를 하는 느낌을 갖고 싶었는데 말 이죠. 하지만 이번 리그가 끝나면 바로 서머 리그를 시작하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그 동안 세시소프트와 네오액트는 비정기적으로 대회를 열어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 어하는 이용자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줬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후 선수들이 ' 다음 대회는 언제냐'라고 물었을 때 확답을 못해주는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다.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꾸준히 안정적으로 대회를 열면서 이용자들이 '카오스온라인'에 주는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겠다는 게 세시소프트 하창효 팀장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는 넥슨, 세시소프트, 네오액트 3사가 '카오스온라인'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 시발점이라고 봐요. 3사 관계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새로운 것들을 만 들고, 이용자들이 불편해 하는 것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있어요. e스포츠도 마찬가지죠 . 지속적으로 대회를 열고, 연말에는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등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넥슨과 함께 하면서 '카오스온라인' e스포츠를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그 것이 정극민 PD와 하창효 팀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신규 맵, 신규 콘텐츠, 밸런스 패치 등 '카오스온라인'은 꾸준히 진화하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창효 팀장은 앞으로 더욱 많은 것들이 준비돼 있으니 혹 '카오스온라인'을 떠난 분들이 있다면 다시 돌아와 한 번만 게임을 즐겨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 동안은 잽을 날리고 있었어요. 작년 말까지 주 단위 업데이트 등 숨고르기를 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요. 올해는 달라요. 넥슨과의 협업을 통해 e스포츠도 점점 키워갈 것이고, 넥슨 게임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처음 시도했죠. 이제 잽이 아니라 훅을 한 방 넣는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