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따끈따끈한 빵 있어요'
넥슨 사내 카페인 '넥슨 다방'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고소한 빵내음이 풍겼다. 카페 우측편에는 갓 구워진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넥슨 다방'에서 판매하는 빵은 매일마다 새롭게 구워지며, 시간에 따라 빵 종류도 다르다.
'넥슨 다방'의 빵은 웬만한 제과점 보다 맛있다는 평가다. 이미 '넥슨 다방'의 빵 맛을 아는 몇몇 기자들은 종종 빵을 먹기 위해 넥슨을 찾을 정도. 취재도 하고 맛있는 빵도 먹고 일석이조 아닌가.
빵 맛은 좀 있다 보기로 하고, 천천히 메뉴를 둘러봤다. '넥슨 다방'은 아침마다 김밥과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김밥은 샐러드, 멸치, 치즈, 참치, 소고기 등 월~금요일 모두 메뉴가 다르며, 샌드위치도 마찬가지다. 식사 대용 메뉴는 시즌별로 메뉴가 바뀌는데, 계절적인 것을 고려해 메뉴를 선택한다.
또 바나나, 방울토마토, 파인애플, 메론 등 과일부터 오이나 당근을 한 입 크기로 썰어놓은 베지스틱, 모듬 견과류 등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한 메뉴도 눈에 띈다.
넥슨은 카페에서 판매하는 메뉴들의 인기를 항시 체크한다. 인기가 없는 메뉴들은 다음 달에 빠지고, 신메뉴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직원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예를 들면 여자 직원들이 '김밥 한 줄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면 '김밥 반 줄' 메뉴가 추가되는 식이다. 커피 원두도 직원들이 직접 뽑았다. 세 종류의 원두로 내린 커피 시음회를 실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 '넥슨 다방'의 자랑인 빵을 한 번 먹어볼까? 기자가 고른 것은 크로크무슈, 초코꽈배기, 뺑오쇼콜라, 에그타르트, 생크림 소보로, 에멘탈 크림치즈 브레드다. 음료는 수박쥬스를 택했다.
먼저 크로크무슈를 시식했다. 별다방에서 파는 무슈를 좋아해 종종 사먹곤 하는데, 별다방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맛이다. 소보로는 한 입 베어물자마자 생크림의 부드러움이 입 안 가득 퍼졌고, 초코꽈배기와 뺑오쇼콜라는 달달한 것이 아메리카노와 함께 하면 딱일 것만 같다. 수박주스는 밑으로 갈수록 씨가 계속 씹히는 것만 빼면 맛은 훌륭하다.
흡족한 표정으로 빵을 음미하고 있는 기자를 보며 동석한 넥슨 홍보실 N 대리는 "빵이 너무 맛있어서 자주 먹게 되는데 살 찔까봐 걱정"이라며 홍보 멘트(?)를 날렸다. 그렇게 말씀 안하셔도 참 맛있었습니다.
◆엔씨 '카페수어다 드셔보셨수?'
엔씨소프트 카페는 1층과 2층으로 나눠져 있는데 판매하는 메뉴는 동일하다. 엔씨소프트 사내 카페명은 '링크(LINC)'인데 사내 공모전에서 238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이름이다. 'LINC'는 'Link'와 'NC'를 합친 것으로, '엔씨인들을 연결하는 장소이자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링크'는 타 게임업체 사내 카페와 달리 독특한 점이 있는데, 바로 바리스타들이 다문화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결혼 이주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 엔씨소프트는 판교에 입주할 때 다문화 가정 여성 일자리 창출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링크'의 바리스타 인력을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으로 꾸렸다. 카페의 수익금은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에 기부한다고.
메뉴를 훑어보니 커피 종류를 비롯해 각종 에이드와 스무디, 생과일 주스, 허브티, 미숫가루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다만 타 사내 카페와 비교해 가격이 조금 비싸달까.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모든 음료의 가격이 2000원을 넘는 것은 다소 아쉽다. 대신 '링크'에는 쿠폰이 있다. 10번 도장을 찍으면 아메리카노, 얼그레이, 레몬티 중 하나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제조 음료가 아닌, 시중에서 판매하는 각종 음료들도 비치돼 있는데 이건 가격이 좀 싸다. 단지 바나나우유나 과일쥬스, 우유, 탄산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 어린이집에 있는 만큼 아이들이 마시는 유기농 과일 쥬스도 준비돼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 사내 카페에서는 전주 풍년제과 수제 초코파이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2층으로 올라가면 1층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층이 방문자용(?) 같은 느낌이라면 2층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기 딱 좋은 분위기다.
또 2층에는 외부 테이블이 있어 콧바람을 쐬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 K 과장에 따르면 2층 카페는 건물 왼쪽, 오른쪽에 있는 직원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만남의 장소'로도 애용된다고.
2층에서 한창 업무를 보고 있던 매니저에게 "'링크'만의 특색있는 메뉴가 뭐냐"고 묻자 '카페수어다(cafe suada)'를 추천했다. 베트남식 커피인 '카페 수어다'는 연유가 들어간 부드러운 커피다. 찾아보니 'Ca phe=커피, Sua=연유, Da=얼음'이란다.
주문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보기만 해도 부드러워 보이는 아이스 커피 한 잔이 나왔다. 연유가 들어가 많이 달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첫 맛은 연유의 고소함이 느껴지는데, 부드러운 목넘김 후 코 끝에 살며시 퍼지는 커피향이 일품이다.
◆넷마블 '전망은 우리가 최고!'
이번 기획에서 넷마블게임즈를 선정한 이유는 전망이 말 그대로 '죽여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1층에 있는 타 게임업체들의 카페와는 달리 넷마블 사내 카페 'ㅋㅋ다방'은 사옥 꼭대기인 20층에 위치해 있다. 창 밖을 바라보기만 해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ㅋㅋ다방' 옆에 있는 'ㅋㅋ점방'에는 아침, 점심, 저녁마다 식사가 될 수 있는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삼각김밥, 또띠아, 핫도그, 삶은 달걀을 판매한다. 슬쩍 보니 도시락 퀄리티가 상당히 훌륭하다.
넷마블 홍보실 H 대리의 말을 들어보니 저녁에는 건강 도시락이라고 저칼로리 식단의 도시락도 판매한단다. 물론 배불리 먹고 싶은 직원들을 위한 푸짐한 메뉴의 도시락도 함께 준비된다.
무더운 여름, 직원들의 더위를 가시게 할 아이스크림도 눈에 띈다. 비록 시중에 판매하는 아이스크림들이지만 바 종류는 350원, 콘이나 설레임은 750원으로,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띈다. 매주 아이스크림 종류도 바뀐다.
음료의 가격대도 저렴하다.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카푸치노는 800원으로 구입할 수 있고, 생과일 쥬스를 제외한 모든 음료를 1200원 안으로 즐길 수 있다.
가격이 싸다고 재료도 싼 것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에이드는 파우더나 시럽을 쓰는 게 아니라 생레몬, 자몽, 오렌지를 사용한다. 커피 원두도 구띠에 에스프레소 카펠라라는 고듭 원두를 쓴다.
아침이나 점심시간 직후 사람들로 붐비는 시간대는 최대한 바리스타를 많이 투입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 한다. 또 남자 직원들이 많다보니 여자 바리스타 비중을 높이려고 항상 노력한다는 매니저의 귀띔도 이어졌다.
넷마블 카페 한켠에는 직원들을 위한 'ㅋㅋ책방'도 있다. 'ㅋㅋ책방' 노트북에서 로그인한 후 책 앞면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2주간 책을 빌릴 수 있다. 베스트셀러는 물론 각종 책들이 책장에 즐비하다. 물론 희망 도서를 신청할 수도 있다.
◆네오위즈 '빙수 드시러 오세요'
네오위즈게임즈는 사옥 1층 절반 정도를 사내 카페 공간으로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아무리 많은 인원이 몰려와도 거뜬히 소화할 만한 크기다.
여름을 맞아 네오위즈는 시즌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그 인기가 상당히 뜨겁다. 특히 청포도 에이드와 라임 모히또, 스무디가 인기가 많은데, 기자가 찾은 오후 3시쯤 딸기 스무디는 이미 품절이 되고 없었다. 특히 타 카페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아포카토도 시즌 메뉴로 준비돼 있다.
인기 메뉴인 라임 모히또를 주문했다. 잔 안에는 생라임 조각과 신선한 애플민트, 바질잎이 보인다. 제법 그럴싸 하다. 맛도 훌륭하다. 새콤달콤한 라임 맛과 시원한 청량감.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음료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스마트폰 사진 인화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알고보니 네오위즈가 운영중인 스타트업 발굴, 지원 투자 프로그램인 '네오플라이'의 입주사 세븐스토리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사진 인화 서비스 '셀픽'이란다.
세븐스토리는 네오위즈 카페테리아에 '셀픽'을 설치하고 무료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사진 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셀픽'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성공적인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다시 음료로 돌아와서, 시즌 메뉴 중 독특한 메뉴가 보인다. 바로 '옛날 빙수'다. 사내 카페에서 빙수라니. 상당히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준비중이다.
네오위즈 카페테리아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조만간 빙수 시식회를 통해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완성도를 높인 다음 내놓을 예정이란다. 빠르면 다음주쯤 빙수가 '업데이트'된다고 하니 무더운 날 네오위즈 카페를 한 번쯤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네오위즈 카페 역시 가격은 저렴하나 재료는 상품의 것을 쓴다. 원두도 프리미엄 원두를 사용하고, 쥬스는 신선한 생과일을 갈아서 만든다. 평균 가격은 1200원 정도.
뭔가 더 색다른 게 없냐는 질문에 동석한 네오위즈 홍보실 L 과장은 기자를 지하 1층으로 안내했다. 은은한 조명과 안락한 분위기, 무엇보다 상당히 조용하다. 이름은 '웰컴룸'. 손님이 오셨을 때 미팅 장소로 사용하고 있단다.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거나 편안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1층에서 음료를 사서 '웰컴룸'으로 고고싱!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