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게임즈가 보내온 보도자료를 보다 튀어나온 말. 액토즈게임즈는 6일 사명을 '아이덴티티모바일'로 변경한다는 자료를 보내왔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름이 더 알려진 '아이덴티티'로 회사명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사업전환을 위해 사명을 변경할 순 있지만 액토즈의 경우는 특이하다. 최근 3년 간 액토즈소프트(자회사인 액토즈게임즈 포함)는 큰 변화를 겪어왔다. 액토즈는 2012년 아이덴티티게임즈 지분 20.5%를 1135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액토즈 자산총액은 1220억원 수준. 전 재산을 털어 아이덴티티게임즈 지분 20%를 산 셈이다.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것이 액토즈와 아이덴티티게임즈 사이에 지분거래를 '왜' 하느냐였다.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액토즈의 배다른 모회사(액토즈 모회사는 샨다코리안인베스트먼트) 샨다게임즈인터내셔널이 2010년 1100억원을 주고 지분 100%를 획득한 회사다. 액토즈와 아이덴티티는 샨다게임즈라는 할아버지 회사를 둔 사촌지간인 셈이다. 어찌됐건 이 거래로 샨다게임즈는 아이덴티티 매입금액을 액토즈를 통해 뽑아갔다는 평이 만연했다.
1년 뒤 액토즈는 모바일게임사업에 시동을 걸겠다며 887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올해 3월 액토즈소프트와 액토즈게임즈로 물적분할 했다. 그리고 오늘 액토즈게임즈 사명을 아이덴티티모바일로 변경했다.
그 사이 액토즈의 할아버지 회사인 샨다게임즈는 2조원에 캐피탈홀드에 매각됐고, 대주주는 캐시미어를 만드는 닝샤로 바뀌었다. 샨다게임즈를 이끌던 천티엔차오 샨다게임즈 회장도 물러났다. 샨다게임즈의 상황이 액토즈의 변화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샨다게임즈가 11년 전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한 것도 당시 중국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던 '미르의전설2' 저작권 이슈를 무마시키기 위함이었다. 샨다게임즈는 액토즈를 인수함으로써 현지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졌고 금전적인 이득도 봤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액토즈게임즈 사명변경을 바라본다면, 이번 조치가 액토즈게임즈와 아이덴티티게임즈를 합병시키고 이후 매각을 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직원수 20명으로 비용이 대폭 준 액토즈소프트를 먼저 팔 수도 있다.
무엇이 먼저든 샨다게임즈가 충분히 재미를 본 액토즈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지울 길이 없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급격히 판도가 바뀌는 중국서 샨다게임즈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대주주가 바뀐 샨다가 예전만큼이나 게임사업에 드라이버를 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액토즈가 '토사구팽' 당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흘러가는 상황이 녹록하진 않아 보인다. 액토즈게임즈의 주장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기를, 그것이 현실이 돼 기자가 갖는 우려가 기우가 되길 바란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