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과감한 '셀프 디스'로 시선을 한 번에 끌어모았고, 2015년 선보일 신작 15종을 소개했다. '서든어택2', '메이플스토리2', '공각기동대온라인', '마비노기듀얼', '광개토태왕' 등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화려한 라인업에 이용자는 물론 업계의 이목도 넥슨에 쏠렸다.
하지만 이게 다였다. 정작 '돈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넥슨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2014년 말 '클로저스'에서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스킬 포인트를 유료 아이템으로 내놨다가 뭇매를 맞았고, 2015년 상반기에는 '마비노기영웅전'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까지 있었다. '돈슨의 역습'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돈슨의 공습'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쯤되면 '돈슨의 역습'이라는 슬로건은 단지 지스타 2014 라인업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넥슨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국내 96곳, 해외 4곳 등 2005년부터 설립된 넥슨 책방이 100개나 되고, 각종 기부, 후원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돈슨' 이미지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돈슨'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이용자들에게 게임으로 말을 해야하는데, 넥슨이 '돈슨의 역습'을 공표한 이후로 그런 움직임이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메이플스토리2' 론칭을 앞두고 넥슨이 보여준 행보는 사뭇 다르다. 단지 넥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작이 출시되면 악플을 달던 이용자들이 '메이플스토리2'는 칭찬일색이다. 왜일까?
넥슨은 지난해 '메이플스토리2' 알파테스트부터 이용자를 위한 운영으로 호감을 샀다. 테스트에 당첨되지 못한 이용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보상을 준다던가, 테스트에 참여한 모든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로 동영상을 만들어 선물한다던가 하는 등 이용자 친화 운영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얼마전 선보인 '메이플스토리2' 광고는 이용자들이 테스트 당시 만든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1차로 240여 명을 선발해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광고 영상이 무려 160개 버전으로 제작됐고, TV와 버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
또 오픈을 앞두고 지난달 실시 예정이었던 대규모 랜파티는 메르스 여파로 취소됐지만 대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고, 오프라인 행사 못지 않은 풍성한 내용과 이벤트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방송이 시작된지 30분 만에 실시간 댓글이 2만개가 달리고, 누적 시청자수는 66만 명에 달했다.
'메이플스토리2' 개발총괄 김진만 디렉터는 이 게임을 하나의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항상 열려있고, 아무 부담없이 가서 놀 수 있는 놀이터처럼 '메이플스토리2' 역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게임 내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말이다.
넥슨이 라이브 서비스하는 게임은 온라인, 모바일을 합쳐 60여종에 이른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신작들도 많다. 넥슨의 게임들이 말 그대로 하나의 '놀이터'가 된다면 '돈슨'이라는 꼬리표도 자연스레 떨어지지 않을까.
'돈슨의 역습'은 이제 시작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