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 판타지 작가 '미즈노 료'의 대표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근간으로 삼은데다, 원작 스토리를 충실히 구현한 메인 스토리와 원작 소설에서는 그려지지 않은 막간의 사건들을 적절히 배치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에 작가 미즈노 료의 감수가 이루어져 원작의 팬들과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른 화제는 2D 그래픽과 고정된 쿼터뷰 시점, '드래그 앤 클릭' 방식의 쉬운 조작으로 향수를 자극하고 있단 점이다. 최근 게임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어려운 조작을 내세워 겉모습을 강화했다면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은 '리니지' 등 초기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들에게 그 시절의 재미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원작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시대설정을 원작 사전이나 사후 몇 백년씩으로 설정해 거리감을 둔 것에 비해,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은 소설 속 주인공과 게이머가 함께 호흡하며 서로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생생함을 불어넣는다.
'붉은보석'부터 스토리를 근간으로 한 중세 MMORPG 개발에 잔뼈가 굵은 엘엔케이코리아 남택원 대표가 '로도스도전기온라인' 개발을 진두지휘 했고, 온라인 게임 서비스 경력이 많은 게임온(대표 이상엽)이 일본 서비스를 맡을 예정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남택원 대표를 만나 '로도스도 전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설의 충실한 구현을 최우선으로 개발
남택원 대표는 '로도스도전기온라인' 개발에 수석 프로듀서 자격으로 참여했다. 평소 집무실 한 켠을 '파이브스타스토리'와 각종 판타지 소설, 피규어로 가득 채울 정도로 서브컬쳐 및 장르 문학의 열혈 팬인 남택원 대표는 "로도스도 전기에 대한 팬심도 한 몫 했지만, 26년의 역사를 가진 전설적인 콘텐츠를 게임화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게임 개발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해 조금 무리해서라도 붙잡았다는 것.
번역판이 나오기도 전에 원문으로 전판을 다 독파하고 이후 애장판과 번역판, 리뉴얼판을 모두 독파한 자타공인 열혈 팬인 남대표는 '로도스도 전기' IP로 게임을 만든 데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남대표는 "25년 전 일본에는 판타지라고 부를 작품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역사물의 연장선상에 있는 서사적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런 시기에 요즘 판타지라고 일컬어지는 유사 인류 등이 등장하는 하이 판타지를 정착시킨 작품이 바로 로도스도"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서사가 아닌 캐릭터 중심으로 진행되는 판타지의 시초"라며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서로 자유롭게 스스로의 스토리를 갖고, 자유기사 '판'이라는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은 스토리의 충실한 구현을 최대 과제로 개발됐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원작자와 많은 논의를 거쳐 책의 내용을 충실히 재현하고 그 세계를 구현하는데 의견을 모았고 이를 위해 원작의 '판'의 여정을 그대로 메인 스토리화 했다. 이용자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7번째 모험가가 돼 판 일행과 같이 모험을 따라가는 구조로 콘텐츠를 구성했고, 그 안에서 로도스의 마을이나 전경을 충실히 구현하려 노력했다.
원작자인 미즈노 료 작가의 지원도 이어졌다. 메인 스토리를 벗어나는 이야기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미즈노 료 작가의 양해에 힙입어 원작의 간극을 메우는 서브스토리나 캐릭터의 외전적인 스토리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메인 스토리 사이에 서브 스토리들이 채워져 비어있던 간극을 해소했다. '잭슨'이나 '알란' 같은 마을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게 됐고 '판 디드리트' 같은 메인 캐릭터들도 별개의 에피소드가 추가됐다.
"게임 내의 구현된 4개 직업의 직업명도 모두 원작자가 직접 골라 주셨습니다. '에스콰이어' 보다는 '견습기사' 등의 한글화된 이름을 원했지만 원작자 미즈노 선생이 에스콰이어를 선택하셨습니다. 직관성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역시 작가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웃음)"
게임은 기본적으로 소설의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진행되는 내용들 사이에 비어 있는 행간의 내용도 추가됐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원작과 추가 스토리의 비중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로도스도 전기 원작에서 나온 스토리뿐만 아니라 다른 미즈노 료 작가의 여러 작품들에서 로도스도의 이야기를 써놓은 것을 참고해 몇 가지 에피소드를 구현하기도 했다. 현재 게임 내에는 회색의 마녀 1권의 내용이 그대로 구현돼 있고 이후의 이야기도 전개될 예정이다. 이용자들은 메인 스토리가 끝나는 부분에서 ‘회색의 마녀 카라’와 대결하게 되며, 판 일행의 동료로써 혼자 카라에게 도전하게 된다.
2D 그래픽과 단순 게임 방식 '선택한 것'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은 론칭 이전부터 트랜디하지 않은 게임 스타일로 많은 우려를 받았다. 게다가 론칭 직후 서버 불안정으로 운영 미숙을 탓하는 소리도 많았다.
"서버 머신은 충분히 준비돼 있었다"고 운을 뗀 남택원 대표는 "머신의 문제보다는 서버의 트러블인데, 실질적으로 공개서비스나 정식 론칭에 들어가게 되면 동시에 사람들이 몰리게 돼 변수가 많아지고 이게 오류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테스트를 거쳤다고 해도 오픈 시와 같은 인원을 구해 테스트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드니 말이죠. 1만명 분의 서버를 준비했어도 1만명의 사람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한 것" 이라며 인원 수의 차이가 첫날 오류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런 문제로 인해 이탈 이용자가 생기게 돼 서비스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치명적입니다. 정식 서비스 첫날 많은 분들이 서버 불안 문제로 인해 플레이도 못해보시고 떠나신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분들 중 10%만 돌아오셨어도' 하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에 가득할 지경이죠. 게임을 도저히 못할 정도의 버그는 당일에 해결했고 자잘한 버그 해결에 2일 정도를 소모해 지금은 다 해결한 상태입니다. 그 시간 동안 피해를 보신 분들에겐 죄송한 마음뿐이죠"라고 말했다.
2015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생각되지 않는 게임성에 대해 남대표는 애초에 30~40대가 주 타겟이라 그를 위해 이 같은 방식의 게임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을 플레이하고 있는 이용자 층은 여타 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30~40대가 8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0% 중에서도 50대와 20대 후반이 대부분이다. 12세 이용가 게임이지만 10대와 20대 초의 이용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2D 그래픽으로 짜인 레트로한 UI와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의 한 손으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한 게임성을 택한 것은 루즈한 게임과 손쉬운 콘트롤을 좋아하는 이용자를 타겟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일명 클릭 게임이라 불리는 이런 게임성을 좋아하는 이용자를 위해 개발에 임한 거죠"
젊은 이용자들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 이에 실망한 분들이 많은 건 이해하지만 '로도스도전기온라인'은 처음부터 30~40대의 타겟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게임이라는 것. 이런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듯하다. 론칭 이후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 서버를 확장하기도 하는 등 게임 운영이 궤도에 올라 순항 중인 것이다.
탐험할 가치 있는 '로도스도 대륙' 완성해갈 것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과 스토리 전개 방향을 묻는 질문에 남 대표는 "현재 구현된 스토리 이후의 이야기는 에피소드 추가 형식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고, 원작과 같은 흐름으로 불꽃의 마신이 나올 것입니다. 물론 에피소드 추가 전에도 콘텐츠는 꾸준히 업데이트 될 예정이죠.
순서대로 보면 현재 준비된 4개의 직업 외에도 직업별 추가 분기 직업이 업데이트되고, 신규 직업도 업데이트 됩니다. 이용자들이 가장 바라는 에피소드 추가 등의 큰 업데이트는 그 이후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한 두달 즐기고 끝나는 컨텐츠가 아니라 반년에서 1년 정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업데이트 계획이 짜여져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다른 로도스 시리즈나 같은 세계관의 다른 캐릭터나 스토리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남대표는 "서비스가 오랫동안 잘 지속되면 세계관 확장이나 콜라보레이션 등의 방법으로 같은 로도스도에서 일어난 이야기들로 전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그러나 최우선 목표는 원작의 다섯 에피소드를 제대로 게임에 녹여내는 것이다. 이를 이뤄낸 뒤에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이나 스토리의 등장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로그 직업인 그래스러너 종족도 회색의 마녀에는 등장하지 않는 종족으로 그 뒷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설정이지만 작가의 양해로 등장하게 됐기 때문.
끝으로 남대표는 이용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로도스도 전기'를 아는 이용자건, 모르는 이용자건 이 게임을 통해 로도스 섬이라는 세계를 알아가고 모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원작을 가능한 게임 속에 잘 녹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사실 겉모습만 보면 다른 화려한 게임들에 비해 많이 소박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그 안에 소설과 패키지게임, 온라인 게임 모두의 느낌을 담고자 힘썼습니다. 부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