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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그림의 떡

지난 주 넷마블게임즈 별관 지하 1층에 수많은 기자들이 모였다. 넷마블이 향후 출시할 신작들, 글로벌 공략 비전을 비롯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을 발표한다고 해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방준혁 의장이 참석한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행사는 장장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방준혁 의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넷마블의 성공 신화를 들려줬고, 텐센트에게 5천 억원을 투자받을 때의 뒷이야기라던가, 업계에서 온라인 게임 부분 유료화를 최초로 시도한 게 넷마블이라던가, 넥슨과의 '서든어택' 분쟁 뒷이야기, '리니지2' IP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다던가, 서구권 공략을 위한 대형 M&A가 있을 것이라는 등 '깨알'같은 정보도 가득했다.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로 명명된 행사인 만큼 미디어와의 소통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방준혁 의장은 예정된 행사 종료 시간이 지났음에도 질문 하나하나에 가감없이 솔직하게 답변을 했고, 행사가 끝난 뒤 마련된 저녁 자리에도 참석해 테이블을 돌며 기자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알찬' 행사였다.

다만 이번 행사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넷마블이 밝힌 성공 전략 6가지다. 방준혁 의장이 행사 시작에 앞서 밝힌 NTP 개최 이유 두 가지 중 하나는 넷마블이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 부문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그 동안의 경험들을 업계에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012년 모바일 게임을 신성장동력으로 규정한 후 그동안 100개가 넘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그 어떤 게임사보다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성장을 거듭했고, 어느새 넷마블 뒤에는 '국내 1등 모바일 게임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사실 이번 행사는 미디어 뿐 아니라 많은 중소개발사들의 이목도 집중됐다. 어떻게 하면 내는 게임 대부분 '대박'을 내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나 넷마블이 밝힌 성공 전략 6가지 중 막상 중소 개발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은 별로 없었다. 650만 이용자풀을 활용한 크로스 마케팅, 최고 수준의 모바일 기술지원, 통합 SDK '넷마블S',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포털 등 대부분 지금의 '넷마블이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방준혁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게임들을 들여다 볼수록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게임이 설자리가 점점 부족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잘 돼서가 아니라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번 행사를 통해 그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가 미디어와의 소통을 위한 자리인 동시에 업계 상생,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넷마블의 성공 전략은 중소개발사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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