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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킹언파2, 안 만드나 못 만드나

지난 23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본사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 자리에선 국내 기술로 개발된 콘솔게임 출시 예정작이 소개됐다. 누리조이, 버프스튜디오, 엔렙소프트 등 국내 중소기업들의 게임들이 소개되는 자리였다.

눈길을 끈 것은 '킹덤언더파이어2'에 대한 소식. 지난해 지스타에 이어 올해 차이나조이서 새로운 소식을 전할 거란 것이었다. 여기서 든 의구심 하나, '킹덤언더파이어2' 온라인 버전(이하 킹언파2라 칭함)은 어떻게 된 거지?

6년 전인 2009년. 당시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는 '한게임 인비테이션'이란 이름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라인업 발표회를 가졌다. 'C9', '워해머온라인', '테라' 등 쟁쟁한 온라인게임 속에 '킹언파2'도 이름을 올렸다. 콘솔게임으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블루사이드가 온라인게임을 만든다는 사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라는 것만으로 기대를 갖기 충분했다.

이듬해 지스타를 앞둔 시점에 한게임은 '킹언파2'를 소개하는 자리를 또 가졌다. 엔씨소프트 인기작 '아이온'을 기획한 지용찬 디렉터를 영입해 'MMO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경쟁작은 '리니지'라고 호언장담도 했다. 1년 뒤인 2011년, 첫 테스트가 진행됐다. 동영상으로 보여준 부대전투가 포함된 테스트였지만 원활치는 못했다. 그 이후 '킹언파2' 개발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 뒤 블루사이드는 개발자들이 임금체불로 퇴사했다. 지용찬 디렉터도 떠났다. 경영권 분쟁까지 휘말리며 적대적 M&A에 노출되기도 했다. 자연 '개발이 엎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여전히 '온라인버전은 진행형'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블루사이드가 '킹언파2'를 한게임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을 때는 2007년이다.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퍼블리싱 계약은 유효하다. 당시에는 획기적이고 파격적이었던 시스템이 지금은 그저 그런 것이 됐다. 동영상을 보고 흥분했던 감정도 식을 대로 식었다.

NHN엔터도 블루사이드도 '계약은 유효하단' 외엔 입장은 없다. 만들고 있는 건지, 안 만드는 건지, 못 만드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판권을 선수출하고 투자를 받아 연명해 온 블루사이드 입장에서는 온라인게임에 의지가 약해진 NHN엔터가 못미더울 수도 있을 것이고, 시장상황이 안 좋다고 출시를 연기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열 발 양보해서 생각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개발 중에 엎어지는 게임은 부지기수다. 계약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 시장 분위기는 '킹언파2'는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두 회사 어디에서도 누가 먼저 계약에 대해 말을 꺼내는 이가 없다.

2009년 '킹언파2' 동영상을 보며 환호했던 게이머들은 6년을 기다렸다. 두 회사의 침묵 속에 이제는 이국 땅에서 온라인이 아닌 콘솔버전에 대한 소식을 접해야 하는 상황이다. '헛된' 기대보다 잔혹한 것은 없다. 두 회사가 '킹언파2' 퍼블리싱 계약이 아닌 출시여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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