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들을 보면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e스포츠의 영역까지 발을 뻗고 있다. '베인글로리', '마비노기듀얼', '클래시오브클랜'까지 m스포츠 혹은 m플레이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시작하는 모바일 게임들.
그래서 이번 겜남썸녀에서는 모바일 e스포츠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게임을 준비했다. 바로 넥슨의 '광개토태왕'이다.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가 '임진록'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역사 기반의 전략 게임인 '광개토태왕'은 PC 온라인 RTS의 재미를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한 수작이다.
하지만 초보 이용자들에게는 난이도가 만만찮다. 과연 '게임 초보' 양한나 아나운서는 '광개토태왕'에서 또 한 번 '멘붕'했을지, 엔도어즈로 가보자.
양한나=요즘 TV 광고 중 임요환, 홍진호가 재미있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이 있는데요. 바로 '광개토태왕'인데요. 어찌나 재미있게 하던지, 그걸 보자마자 바로 '광개토태왕'의 개발사인 엔도어즈로 달려왔습니다(웃음).
양한나 아나운서에게 '광개토태왕'을 설명해 주기 위해 나온 이는 엔도어즈 개발팀 오용대 파트장이다. 깔끔하게 빗어넘긴 머리카락, 셔트에 넥타이까지. 선생님 같은 이미지의 오용대 파트장은 이번 화에서 정말 '선생님'처럼 양한나 아나운서에게 '광개토태왕'을 말 그대로 잘 가르쳤다. 뭐, 양한나 아나운서의 손이 안따라가서 문제지만(웃음).
'광개토태왕'은 크게 두 가지 모드로 나뉜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방식의 전략 모드, 자신의 영지를 지키고 상대방의 영지를 공략하는 공성 모드가 그것이다. 공성 모드는 여느 SNG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략 모드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는 없었던 종류의 모드인 만큼 미리 양한나 아나운서에게 예습을 주문했다.
양한나=처음 게임을 켜면 나오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듣고 있었어요.
오용대=우리는 항상 가사가 있는 BGM을 만들죠. 오케스트라와 가수까지 섭외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OST만 틀고 듣는 분들도 꽤 많죠.
양한나=게임을 미리 좀 해봤는데 전략 모드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공성 모드만 하다 왔어요(웃음).
오용대=두 모드가 있지만 둘 중 하나만 해도 게임을 하는데 지장은 전혀 없어요.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을테니 강요는 하지 않았죠. 그럼 전략 모드를 해보기 전에 공성 모드로 몸을 좀 풀어볼까요?
양한나=공성 모드에서 얻은 금화를 전략 모드에서도 쓸 수 있나요?
오용대=자원을 공유하진 않아요. 대신 공성 모드를 하다보면 전략 모드에서 쓸 수 있는 뭔가를 주죠.
공성 모드는 자신의 영지를 발전시키면서 병력을 뽑고, 다른 이용자의 영지를 약탈하는 방식이다. 물론 자신이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 공격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계속 접속을 하고 있으면 된다는 오용대 파트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양한나=하루종일 접속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접속을 하지 않아도 방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오용대=다른 이용자에게 약탈을 당하면 6시간 동안은 공격을 받지 않게 돼요. 상점에서 보호막 아이템을 팔기도 하고요.
양한나=하루에 네 번은 공격 당한다고 보면 되겠네요(웃음).
오용대=처음에는 그렇죠. 하지만 전투기록을 보고 내 영지의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고 보완해 나가면 쉽게 당하진 않겠죠? 또 '복수하기'가 있어서 당했던 것을 되갚아줄 수도 있죠.
'광개토태왕'의 공성 모드에는 '전투'라는 콘텐츠가 따로 있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훈련과 점령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정벌, 다른 이용자를 공격해 금화를 획득하는 출진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오용대=이런 종류의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밸런스 패치를 많이 했고, 난이도도 점차 낮아졌죠.
양한나=저는 훈련을 위주로 플레이 했는데 다음 단계 넘어가는 데 금화가 필요하더라고요. 전 건설할 때 다 써버렸는데. 으앙.
오용대=그래서 얼마 전에 패치를 했죠. 흐름이 끊긴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기존 제한은 40장 이후부터 나와요. 원래는 훈련 말고도 다른 것들을 해보시라는 취지로 제한을 걸어뒀는데 이용자들은 답답해 하시더라고요.
양한나=쭉쭉 나가서 다 깨고 다른 걸 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웃음).
오용대=정확한 판단입니다! 그래서 개선을 했죠(웃음). 징벌은 해보셨어요?
양한나=스토리에 집중하느라 많이는 못해봤어요. 전 병력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용대=출진 가능수를 봐야해요. 또 각 병과별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조합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죠.
'광개토태왕'은 타 게임에 비해 유닛 생산 시간이 짧다. 엔도어즈는 한국 이용자 성향을 파악, 끊임없이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게임을 만들었다. 또 출진에는 최대한 비슷한 레벨의 상대와 매칭시키되, 조금 약한 전력을 가진 상대를 만나게 해 승리의 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양한나=출진해서 이기면 어떤 혜택이 있어요? 금화를 써야하니까 뭔가 특별한 걸 주겠죠?
오용대=금화는 기본으로 얻을 수 있고 공성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이걸로 랭킹을 매겨요.
양한나=랭킹은 얼마나 유지가 돼요? 흔히 모바일 게임들 보면 일주일 정도씩 랭킹이 유지되고 초기화가 되던데.
오용대=이 게임이 망해서 사라지는 순간까지요(웃음).
양한나=랭킹 좀 보여주세요. 파트장님은 어디 있어요?
갑자기 오용대 파트장의 얼굴에 난색이 떠오른다. 알고보니 오용대 파트장의 아이디는 인기 걸그룹이었다. 여성 4인조, 여름, 댄스. 이 정도 키워드만 말해도 다 아시리라.
양한나=여기 동맹은 뭔가요?
오용대=길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15명까지 한 동맹에 가입할 수 있고 동맹 레벨이 오르면 점점 더 많은 이용자들이 함께 할 수 있죠. 동맹원들이 어떤 모드를 열심히 했는지 다 볼 수 있어요.
양한나=동맹을 해서 좋은 게 따로 있나요?
오용대=일단은 의견을 주고 받기가 쉽겠죠. 전투 기록도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초보들은 고수들에게 전략을 물어볼 수도 있고요.
양한나=전 일반 채팅으로 물어보는데 대답을 잘 안해주더라고요(웃음).
오용대=동맹 대전도 생겼어요. 동맹끼리 한 판 붙는 콘텐츠죠. 여기서 얻는 금화가 어마어마 해요. 그래서 전투도 상당히 치열하죠.
양한나=지금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오용대=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만 열려요. 동맹 대전을 신청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그럼 딱 그 시간에 매칭을 시켜주죠.
양한나=어? 그럼 그 때 무조건 접속을 해야 하는 건가요?
오용대=그렇죠. 그 때 접속을 안하면 말 그대로 '캐망'하는 거죠(웃음).
양한나=그 때 급한 일이 생길 수도 있을텐데.
오용대=뭐, 그런 게 결속력 아닐까요. 그래서 동맹 푸시도 있어요. 맹주가 보낼 수 있죠. '곧 대전하니까 꼭 들어오세요' 이런 식으로요.
양한나=아직 전략 모드는 하지도 않았는데 콘텐츠가 정말 어마어마 하네요.
공성 모드의 전반적인 콘텐츠와 동맹을 둘러보고 전략 모드로 넘어온 양한나 아나운서. '오늘의 미션'은 전략 모드 대결이기 때문에 양한나 아나운서의 얼굴에는 벌써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양한나=전략 모드는 영 감이 안잡히더라고요.
오용대=사실 우리도 개발을 하면서 애를 먹었어요. 모티브가 되는 게임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게임을 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천천히 따라하면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드래그나 터치 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죠.
양한나=응? 이거 건물을 한 번 지으면 옮길 수가 없어요?
처음에는 왜 당연한 질문을 하나 싶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의 해처리를 한 번 지으면 위치를 옮길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광개토태왕'을 통해 전략 시뮬레이션을 처음 접해 본 이용자들은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용대=아, 그건 미처 생각 못했네요(웃음). 일단 여기서 설명해 주는대로 하나씩 눌러보세요. 건물을 짓고, 병력을 뽑아보죠. 그리고 자동생산이 있는데 이건 꼭 눌러주시는 것 잊지 마세요.
'광개토태왕'은 이동을 터치와 드래그로 할 수 있다. 터치를 하면 단순이동, 드래그로 이동 명령을 내리면 일명 '어택땅'이 된다. '광개토태왕'에서는 이걸 '경계이동'이라고 부른다.
오용대 파트장의 친절한 설명 아래 전략 모드 스테이지를 차례차례 클리어 하며 감을 익히는 양한나 아나운서. 건물을 짓고 병력을 뽑고 이동하는 것까지는 마스터했는데, 과연 대결은 어떨지.
오용대 파트장과 양한나 아나운서의 대결로 하면 결과가 너무 뻔하기에 엔도어즈 개발팀에서 두 분을 급히 섭외했다. 2대2 대결을 위해서다. 성비도 똑같이 하기 위해 남자 한 분, 여자 한 분을 초청했다.
2대2 대전에서 가장 기본 맵인 철옹성에서 매치가 준비됐다. 다른 직원에게 살짝 물어보니 개발팀에서도 실력자들이 왔단다. 이거, 양한나 아나운서 오늘 쉽지 않겠는데.
오용대=먼저 공격하기 없고! 센터 먹기 없고! 살살해!
남직원=전 그럼 왼손으로 할게요. 저 왼손잡이인 건 아시죠?
오용대 파트장이 부하 직원에게 으름장을 놔보지만 소용이 없다. 속이 타는 오용대 파트장의 마음은 아랑곳 없이 양한나 아나운서는 마냥 신이 난 모습이다.
양한나=저만 믿으세요! 항상 대결만 하면 이겼거든요(웃음).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엔도어즈팀은 첫 번째 러시에서 이득을 챙기고 유유히 빠졌다. 곧이어 센터 싸움에서도 병력 우위를 앞세워 크게 승리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엔도어즈 사내 카페에는 오용대 파트장의 '안돼!'라는 절규만 계속 울려퍼졌다.
물론 양한나 아나운서도 놀진 않았다. 하지만 전투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격은 하지 않고 터치로 이동만 신나게 했기 때문..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엔도어즈팀은 경기 내내 양한나-오용대팀을 상대로 여유롭게 플레이를 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오용대=차마 gg는 못 치겠다. 궁궐 점사 좀 부탁해.
양한나=이거 만레벨 계정 같은 건 없어요? 그걸로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오용대=전략 모드는 다 똑같이 시작하는 거예요(웃음).
양한나=처음으로 미션에 실패해서 우울합니다. 연습 열심히 해서 다음에 또 저 분들과 붙을 기회가 온다면 꼭 이기겠습니다! 여러분도 지인들과 함께 '광개토태왕' 한 판 어떠세요? 함께 하면 더 재미있답니다(웃음).
글=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