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싸움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격해져 서로 만나 주먹다짐을 한다던가, 욕설을 캡처한 뒤 상대에게 고소장을 날리는 일도 왕왕 발생한다.
10일 연합뉴스는 온라인 게임 중 채팅에서 주고받은 욕설로 형사고소 요령을 안내하는 일종의 매뉴얼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욕설을 듣고 모욕죄로 상대를 고소한 경험의 후기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방법, 경찰서에 온다고 능사는 아니라는 일선 경찰관들의 입장이 이 기사의 골자다.
사실 게임을 하다 욕설을 듣고 고소까지 한 후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2012년 쯤으로 기억된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인기가 급상승 하면서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 게임에 몰렸다.
그러나 사람이 많으면 탈도 많은 법. 더군다나 이 게임은 5대5 팀 게임이고, 모르는 사람 네 명과 함께 팀을 이뤄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한 명의 실력이 미숙해 게임이 기울면 동료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욕으로 말이다.
비단 게임 내 욕설로 홍역을 앓는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 뿐이겠냐만은, 어쨌든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고,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인 만큼 상처는 점점 더 커져갔다.
그 때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다 욕설을 듣고 모욕감을 느낀 한 이용자가 고소를 한 후기가 두 편에 걸쳐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당시만 해도 서로 욕을 하고 싸우거나, 신고를 하는 정도에 그쳤던 터라 이 글은 엄청난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난다.
씁쓸한 것은 3년이 지난 지금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게임사에서는 채팅창에서 욕을 할 경우 **으로 표시되는 필터링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욕도 함께 진화했다. 오죽하면 게임상에서 '부모님 안부를 묻는다'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싶다. 상대방의 부모님을 욕하는 것을 두고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이는 몇몇 게이머들의 문화 수준을 지적하기 이전에 '게임상에서 욕을 해도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 게임사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물론 각 게임사들은 앞서 언급한 욕설 필터 기능이나 신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거리낌 없이 욕을 하는 이용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욕설을 하는 이용자에게는 좀 더 강경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채팅창에 **표시가 계속 나오는 이용자는 한동안 채팅을 금지시킨다던지, 더 나아가서는 욕설로 인한 접속 제한, 영구 정지 등의 사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용자에게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싶은 게임사는 없을 것 아닌가. 게임 내 욕설 문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