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서두를 꺼낸 건 쉼 없이 달려온 '메이플스토리2' 개발자들에게 이 말을 권하기 위해서다. 7월 오픈부터 메이플 월드를 더 넓히기 위해 업데이트 날짜를 미리 고지할 정도로 스스로를 다그쳤다. 회사와 게이머들의 기대, 대작이라는 이름값에 부흥하기 위해 더 많은 즐길거리를 내놓기 위해 매진해 왔다.
레고 블럭처럼 필드를 만들어 확장성을 높였고 이용자 콘텐츠를 넘어 'UGC'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을 꾸밀 수 있게 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 받을 만 하다. 더불어 '이산가족'의 비극을 막기 위해 서버를 하나로 만든 것은 참신한 기획이었다.
'메이플2'를 즐기는 팬 입장에선 숙제와 같은 밸런스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크게 세 가지가 문제다. 열쇠, 채널, 퀘스트 시스템이 그것이다.
대부분 온라인게임이 그렇듯 '메이플2'도 다양한 인스턴스 던전(인던)이 존재하고 이를 공략해야지만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열쇠'라는 것이 소모되는데 8개가 최고고 사용하면 3시간에 하나씩 충전된다. 이 입장권 때문에 파티를 구할 때 '완숙팟'(완전 숙련자 파티)이니 '헤딩팟'(초심자 파티)이니 다양한 가입조건이 생겨났다. 해당 인던 공략에 성공해 본 이용자들은 경험이 없는 사람과 함께 파티를 맺기를 주저한다. 공략에 실패해 소중한 열쇠를 날려버리기 싫기 때문이다.
이는 곧 게이머들 간의 계층을 만든다. 파티를 못 구하니 '헤딩'을 할 수 밖에 없고 공략 경험을 얻을 기회도 적어진다. 반면,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계속 더 좋은 아이템을 얻게 된다. '열쇠'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사람에게 질책과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파티플레이와 공략의 재미를 줄 인던이 스트레스로 돌아오고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떠난다. 인던 공략을 성공했을 때만 열쇠를 소모하는 방식으로만 바꿔도 이러한 부작용은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획기적이었던 채널 시스템도 인던 파티를 찾는 사람들에겐 걸림돌이다. 수 백개 채널이 있어도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1채널. 다른 채널에 있어도 파티를 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인던 공략에 자격이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게이머들은 항상 1채널을 찾는다.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자격요건에 따라 파티를 찾을 수 있게 매칭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러지 않는지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인던 시스템이 개편되면 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겠지만.)
마지막으로 퀘스트의 필요성이다. 성질 급한 국내 게이머들은 레벨업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닥치고 사냥'은 어느 온라인게임에서 볼 수 있지만 유독 '메이플2'가 심하다. 파티를 하지 않아도 사냥감을 한 대만 때리면 경험치 전부를 가질 수 있기에, 인기 있는 사냥터에는 이용자들이 기계처럼 움직인다. 자동사냥이 활개치는 것도 이와 관계 있다.
몇 일만에 만 레벨을 찍으니 콘텐츠가 부족하단 말이 나오고, 개발자들은 새로운 것을 만든다고 진땀이다. 이것을 이용자 성향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다양한 퀘스트를 경험하도록 보상을 강화한다면 콘텐츠 소모를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