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느 매니지먼트 게임이 그렇듯,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뽑아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뽑기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단일 팀, 단일 연도의 선수들로 덱을 꾸리면 보너스 능력을 얻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과금은 필수.
컴투스가 최근 내놓은 '9이닝스매니저'는 기존 매니지먼트 게임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뽑기 시스템, 강화와 합성 시스템을 과감히 뺐다. 대신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를 수급하고, 선수들은 전성기를 거쳐 은퇴를 한다.
'빨리빨리' 강해지는 것을 원하는 국내 이용자 입맛에는 분명 맞지 않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를 기반으로 한 '9이닝스매니저'는 보다 넓은 시장을 보고 만든 게임이다. 개발 단계부터 국내 이용자는 물론 야구의 본고장 북미 이용자들의 피드백도 수렴했다.
컴투스가 '9이닝스매니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재미는 무엇일까. '9이닝스매니저' 개발사인 에이스프로젝트 전우진 기획팀장, 컴투스 게임사업본부 퍼블리싱사업팀 서영호 PM을 만났다.
◆에이스프로젝트의 새로운 시도
에이스프로젝트는 '컴투스프로야구 for 매니저'(이하 컴프매)를 만든 개발사다. '컴프매'를 성공시키면서 야구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특히 더 큰 리그인 MLB를 소재로 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말이다. 게다가 글로벌 모바일 게임 기업인 컴투스와 손을 잡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으랴.
그렇게 만들어진 게 '9이닝스매니저'다. '9이닝스매니저'는 뽑기 아이템이 없는데 기획 단계에서 찬성파와 반대파가 부딪혔다. 결국은 찬성파가 이겼고, 그렇게 게임이 나왔다.
전우진 팀장은 "뽑기 아이템을 놓고 내부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다"면서 "하지만 일단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컴프매' 스타일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이용자 반응이 시원찮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고 반대파를 설득했다"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컴투스는 '9이닝스매니저'를 천천히 키워갈 생각이다. 당장 거창한 플랜 보다는 '9이닝스매니저'를 글로벌 어디에서든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든다는 계획. 또 캐나다에서의 소프트론칭과 북미에서의 FGT로 북미권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 이용자들이 바라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서영호 PM은 "대표적인 게임성을 추구하면 꼭 특정 국가에 맞는 콘셉트로 개발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며 "중요 국가의 의견은 받아들이되 매니지먼트 게임이 주는 재미는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매니지먼트 게임 봤수?
'9이닝스매니저'는 이용자가 단장이 된다. 선수는 물론 감독도 이용자가 뽑아 계약한다. 단장의 시점에서 선수단을 꾸려간다. 특히 선수들은 전성기를 맞은 뒤 쇠퇴기를 맞아 은퇴한다. 지속적으로 팀의 전력을 신경써야 하고, 미리 리빌딩도 고려해야 한다.
돈을 들여 좋은 선수를 뽑고, 최대 수치로 강화를 시키면 게임이 서비스 종료될 때까지 쓸 수 있는 기존 게임들과는 분명 다른 시스템이다. 전우진 팀장은 이 부분이 이용자들에게 행여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분명히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확신도 함께 있다.
리얼리티성 강화를 위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감독과 사이가 틀어지면 감독이 그만두겠다고 한다던가, 선수가 교통사고로 경기를 뛸 수 없게 된다던지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도 고려했을 정도.
전우진 팀장은 "사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리얼리티를 추구하면 이용자들이 싫어한다"고 웃음 지은 뒤 "최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오지 않는 선에서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VP 콘텐츠인 래더에 하이브 아이디를 기반으로 이용자 구단 옆에 국기를 넣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국가 대항전 느낌도 난다.
전우진 팀장은 이제 첫 걸음을 뗀 '9이닝스매니저'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또 글로벌 이용자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하나의 컴투스 글로벌 히트작 될까
컴투스와 에이스프로젝트는 '9이닝스매니저'를 글로벌 시장에서 롱런하는 게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9이닝스매니저'에 2015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은 것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골프스타'나 '낚시의신' 같은 글로벌 흥행작들처럼 말이다.
전우진 팀장은 "이용자 반응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각 나라별로 이용자들 피드백이 다르다"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불편한 점이 개선됐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콘텐츠로 보여줄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9이닝스매니저'는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기대가 높다. 북미에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스포츠 게임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 각종 스포츠는 물론 e스포츠 선수들의 성적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스포츠 게임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영호 PM은 "단순히 이용자 모객이 아니라 '9이닝스매니저'를 보다 완벽하게 만들어가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며 "야구 시즌에 맞춰 마케팅을 할 생각이고, 포럼이나 카페, 페이스북 등에서 이용자 반응을 보면서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컴투스와 에이스프로젝트의 공통된 의견은 이용자 반응을 적극 수렴한다는 것이다. '9이닝스매니저'는 원빌드고, 콘텐츠 업데이트를 하려면 지역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대응이 느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의견이든 나쁜 의견이든 이용자 의견은 모두 보고 있다는 게 전우진 팀장의 설명이다.
전우진 팀장은 "글로벌, 특히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고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겁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묵묵히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