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은 이용자들의 게임의 개발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되고, 이후 퍼블리셔를 통해 어떤 추가 과정을 거쳐서 마켓에 출시되는지를 2부에 걸쳐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그 두 번째 순서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퍼블리셔인 넥슨(대표 박지원)의 소싱팀 박원용 팀장을 만나 퍼블리셔 입장에서 온라인 게임을 찾아내 시장에 론칭하고 이후 관리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본다.
◆ 될성부른 잎 감별하기 '서칭'
퍼즐리싱의 시작은 당연하게도 대상 게임을 찾는 일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을 찾는다기보다는 시장이 변화하는 흐름을 예측하거나 특정 장르의 시장 확대 가능성 등 미래 전략 수립을 통해 매년 서칭 목표를 결정하고 그에 알맞은 게임을 선별하게 된다.
때로는 서비스 계약 종료에 따른 대체용 게임이 목표 대상이 될 경우도 있다. 기존에 퍼블리싱 중인 게임의 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동일한 장르거나 유사한 장르의 게임과 예약을 맺어 대체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박원용 팀장은 "선별 과정에서 좋은 게임을 찾고 서비스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정보력'"이라며 "그렇기에 서칭은 조직과 부서를 가리지 않고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렇게 선별된 게임들은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소싱팀으로 전달하게 된다. 게임의 서칭 형태는 앞서 조직, 부서를 가리지 않는 것처럼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보통은 파트너쉽에 의한 소개, 국내외 게임쇼, 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정보, 킥스타팅 사이트, 스팀 그린라이트 그리고 다양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모니터링을 통해 이뤄진다. 또한 개발사에서 퍼블리셔에게 직접 연락해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는 대부분의 경우 직접 제의를 통해 계약이 성사되는 케이스가 많다.
이처럼 기준 목표(선별)는 있으나 서칭 범위 및 방법은 제한 없이 진행된다. 다양한 시도 및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시장확대를 위해 노력하지만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시장에는 한정된 게임만 서비스 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훌륭한 게임의 제안을 받고도 사업적 이유로 퍼블리싱 부적합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박원용 팀장은 "이럴 때마다 결과를 개발사에 전달하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발사들이 오랜 기간 동안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며 애정으로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면서 개발사에 부적합 결과를 통보하기는 쉽지 않다.
훌륭한 게임이나 사업적 시장 경쟁력이 부족하다 판단돼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을 개발사에 전달히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 그는 "훌륭한 게임인데 왜냐고 물으실 때마다 이해시켜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만 아직도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 게임의 성공은 정보의 양에 비례 '기초 조사'
서칭을 통해 대상 게임이 결정되면, 필요한 기초 자료를 조사하게 된다. 정보의 정확도와 양을 다방면으로 향상하는 작업으로, 기초 자료는 일반적으로 개발사의 컨디션을 기반으로 수행된다. 재정 상태, 계약 상태, 핵심 개발자 역량 등이 포함되는 이 조사 결과는 해당 게임의 목표 수치를 설정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된다.
또한 서칭과 기초 조사 단계에서 각 국가 시장별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담당자를 정하게 된다. 이 담당자가 이후 지속해서 개발사와 접촉하게 된다. 담당자는 해당 게임의 관리와 운영에 영향을 끼치는 프로젝트의 주체가 된다.
개발사가 퍼블리셔에게 직접 연락해 연결되는 경우에는 개발사의 사업기획서 또는 개발기획서를 토대로 목표 및 담당자를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론칭 및 추가 개발의 효율을 위해 필요에 따라 개발사와 기밀유지 협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기밀유지 협약이라고 해도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다. 몇 가지 경우에서 제한이 걸리는 것뿐. 퍼블리싱 계약 이전 협의 사실과 조건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것들이다.
◆ 정확한 자료에 기반을 둔 '목표 설정'
퍼블리셔는 기초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에 따라 대상 게임의 계약 목표를 '투자' 또는 '퍼블리싱'으로 설정하게 된다. 목표가 투자로 결정된 경우에는 자료를 투자실로 전달하고 이후 작업 주체도 투자실로 변경된다.
퍼블리싱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다음 단계인 퍼블리싱 적합성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며 이후 결과에 따라 순차적인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박원용 팀장은 "넥슨 등 모든 퍼블리셔는 정보 분석 결과와 관계없이 목표가 된 대상에 대해서 파트너쉽 관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서로의 추구 방향성이 달라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이 차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퍼블리셔의 역량"이라고 언급했다.
◆ 퍼블리싱 전 시뮬레이션 '적합성/시장성 테스트''
퍼블리싱 적합성 테스트는 '게임성'과 '시장성'으로 분류해 진행하게 된다. 소싱팀에서는 '게임성'에 중점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한다.
심사를 받게되는 게임은 최소 1주일에서 1달 이상, 4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꼼꼼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각 테스트는 장르와 형태, 콘셉트에 맞는 100여개의 분류된 항목에 따라 진행된다.
테스트 결과는 상대적 평가와 기록을 남기기 위해 1점부터 100점까지의 점수를 부여해 평가한다.
보통 70점 이상을 받을 경우 훌륭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지만, 각 점수는 시대, 시장, 장르 선점 등의 포인트에서 가중치가 부여된다. 테스트 평가에 각 포인트의 추가 가중치를 더해 다시 현재 시장에 맞게 평가되는 것.
물론 게임성을 점수로 평가하는 것은 게임 개발 완성도를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화하는 작업일 뿐, 이 점수로 게임을 모두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게 박원용 팀장의 설명이다. 또한 평가자가 매너리즘 및 개인의 기준에 치중해 형평성에 어긋난 평가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 장르에 따라 자문 테스트도 유동적으로 진행한다.
FPS 게임의 경우 FPS 사업 책임 담당자나 사내 FPS 이용자를 RPG의 경우 RPG 사업 책임자, 개발자, 기획자 등의 해당 장르에 대해 이해가 높은 인력의 협력을 요청해 자문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평가를 함께 반영한다.
박원용 팀장은 "해당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분 위주로 요청이 수락된다. 물론 마침 시간이 남는 분도 참여하시지만(웃음)"이라며 "많을 때는 20명 이상이 투입돼 테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게임성 테스트가 완료되면, 시장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시장 선점, 장르 특성, 주요 타겟, 사업 모델, 확장 가능성, 유사 게임 대비 경쟁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평가 방식은 조사 자료를 토대로 각 사업 담당자 팀원 간의 논의 형태로 진행되며, 게임성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필요에 따라 논의 자리에 자문 평가자의 참여를 요청해 진행하게 된다.
◆ 테스트 결과에 따른 '시장목표 설정'
게임성과 시장성 테스트 결과에 따라 퍼블리싱 적합성 최종 평가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장목표를 결정하게 된다. 퍼블리싱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된 게임의 사업 크기와 목표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후 다음 단계인 개발사와 계약 단계를 진행한다. 이 부분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신뢰와 이해가 크게 필요한 부분이다. 퍼블리셔는 자사가 판단한 해당 게임에 알맞은 시장 목표 및 규모를 개발사에게 설명하고, 어떤 테스트를 통해 그 결과가 얻어졌는지를 이해시킨다.
이렇게 양사 간 결과 도출의 과정을 공유하고 목표와 규모를 수정해 나가며 계약조건 역시 조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에서 본격적인 계약 관계가 성립하게 된다.
◆ 이제 본격적인 협업 '팀 구성'
양사 간 계약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바로 사업팀을 꾸리게 된다. 사업팀은 각 게임을 담당할 사업PM, 마케터, 웹개발, 웹디자인, 데이터 분석의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된다.
넥슨의 경우에는 외부 조력이나 권한이 필요해 의사 결정이 느려지지 않도록 사업팀 내 인력을 고르게 배치한다. 되도록 모든 의사 결정을 팀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해, 이슈 발생 시 빠른 대처를 꾀한다.
박원용 팀장은 "넥슨은 론칭 및 라이브 과정에서 이슈 발생 시 최대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각 팀을 구성한다. 그것이 우리 넥슨의 특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사업팀이 꾸려지면 개발사와의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 퍼블리셔는 오랜 라이브 노하우에 경험한 UX 및 UI, BM 등에서 개선점 피드백을 전달하고 개발사는 그를 검토한 뒤 적용한다.
물론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나 모두 게임의 성공을 위한다는 공통된 방향성이 있으므로 대부분 원만하게 처리되는 편이다. UI의 위치나 색상, 이펙트 등 세세한 부분까지 퍼블리셔의 조언이 이루어진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만족할만한 내부 QA 결과를 얻으면 드디어 정식 론칭에 들어간다. 퍼블리셔는 성공적인 정식 론칭을 위해 각 언론사와 유명 커뮤니티 등에 접촉해 사전 등록 및 오픈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한다.
정식 론칭된 이후로도 해당 사업팀은 라이브 과정에서 개발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게 된다. 사업팀은 그때그때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거나 교체하며 게임의 성공을 위해 개발사와 함께 노력을 기울인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