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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산업, 허리가 흔들린다

차승원, 이병헌, 이정재, 황정민, 정우성, 장동건까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추석 대목을 맞아 대작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했냐고? 아니다. 게임 광고 이야기다.

최근 대형 게임업체들이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톱스타들의 몸값은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 경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랑곳 않고 앞다퉈 '스타 모시기'에 열중이다. 출시 초반 성적이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탓이다.

하지만 이런 대형 게임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을 보고 있는 중소개발사들은 입맛이 쓰다. 당장 다음 달 직원들 월급을 걱정하는 중소개발사들에게 이 정도 규모의 마케팅을 할 수 있을 여력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게임업계에 허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나오던 얘기다. 이제 남아있는 '허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 중소개발사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제 투자를 받기도 쉽지가 않다.

허리가 튼실해지기는 커녕 점점 부실해져 가고 있다. 게임 제작 지원 뿐 아니라 마케팅 지원 등 중소개발사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때다.

지난해 문화부는 게임산업 부흥을 위한 3차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2019년까지 23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어 국내 게임산업을 일으켜 세운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계획 발표 이후 김종덕 장관은 중소개발사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현장 관계자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중장기 계획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9달 정도가 흘렀지만 중소개발사들은 여전히 어렵다.

문화부는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중소개발사들에게 다양한 제작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규모가 한정돼 있고, 지원 사업 공고는 분기에 두 세 번 정도 나오는 터라 수많은 중소개발사들에게 모두 기회가 돌아가기란 요원한 일이다.

정부는 게임산업이 창조경제의 기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야 게임산업도 힘을 갖는다. 게임산업의 튼튼한 허리 만들기를 위한 방안을 고민할 때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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